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긴개의사자성어
- 전시
- soul
- 성북동글방희영수
- 사자성어
- 에로잉
- 단편소설
- 성북동희영수
- 버추얼리얼리티
- 희영수
- (null)
- 에세이
- 글방
- latin jazz
- MPB
- post-treeproject
- 서평
- 2024길위의인문학
- 긴개
- 에코샵홀씨
- 라현진
- 영화
- bossa nova
- Brazilian
- 길위의인문학
- 긴개만화
- 드로잉
- 성북동
- 동시대의친구나무새롭게사귀기
- 성북동글방
- Today
- Total
목록2021-2023 긴개 (330)
성북동 글방 희영수
전라남도 고흥군에 왔다.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김포공항에 가서 비행기를 타고 여수공항에 내려 또 차로 고흥에 왔다. 왜 왔냐면, 회사에서 가자고 해서 왔다. 덕분에 동네 맛집도 가고 바닷바람도 쐬고 좋다. 내 돈 안 쓰고 멀리 와서 맛있는 거 먹으려면 전생에 동네를 구해야한다. 내가 구했던 동네는 어디였을까. 이틀 내내 숙소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오늘 날짜(01/24)로 카카오맵 평점 2.8을 받은 순천횟집. 후기를 읽어보니 불친절하다고 실망한 사람이 많다. 이렇게 인구가 적은 마을 구석에서 호텔급 친절을 기대하면 절대 실망만 얻을 터이니, 그러지 말자. 어제는 병어 조림, 오늘은 삼치회와 삼치 유자조림을 주문했다. 고슬고슬하고 찰진 밥에 유난히 달달한 배추로 만든 김치, 유자연근조림, 굴..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다짐했다. 두 번 다시 일찍 일어나지 않겠다고. 새벽 1시가 넘어 잠들고 아침 6시에 일어나 8시에 등교하는 수험생 생활은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았다. 공부엔 불만이 없었는데 잠을 재우지 않는 사회는 싫었다. 간첩 고문하는 것도 아니고 왜 잠을 못 자게 해. 잠이 부족해서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유독 고등학생 시절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그런 다짐이 무색하게, 대학생이 되고 첫 학기 시간표에 월화목금 1교시를 넣는 클래식한 우를 범해버렸다(1학년 기초 수업이 대부분 1교시에 시작하기도 했고). 덕분에 출근길 직장인들이 마귀의 얼굴로 들끓는 1,2호선에 매일같이 발을 들여야 했다. ‘1호선-신도림-2호선’ 구간에는 또 어찌나 광인의 밀도가 높았던지. 이 구간 어딘가에 그런 사람들이..
종점에서 타느라 버스에 기사랑 나랑 둘만 타있는 경우가 많다. 원래는 기사한테 인사 잘 하는 싹싹한 나였지만 언젠가 단둘이 있을 때 이렇게 단둘이 있으니 아주 오붓하고 좋구만 하는 개소리 듣고 난 뒤로 인사 씹는 청년으로 변모한 나
사파리로 이미지 업로드가 안된다. 왜죠. 일러스트레이터 과외는 좋은데 복습할 시간이 없어서 배우고 계속 까먹는 중... 바로바로 복습하지 않으면 날아가는디..
속한 모든 집합에서 벗어나고 싶다.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깊게 어울리지 않는 것이 현대인의 미덕이라 여겼다. 괜히 사적인 연을 이어나가려 했다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까 걱정도 했다. 그런데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함께 돈도 벌고 프로젝트도 이뤄나가고 있는데, 정으로 만난 사람들에게선 날이 갈수록 뭐 하나 얻어가는 게 없다는 삐딱한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다. 콩고물을 바라며 누굴 사귀는 사람이었다면 이런 말 할 자격이 없지. 난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고 믿어. 함께 있을 때 즐거울 수 있기만을 바랐던 사이에서 왜 즐거움마저 얻을 수 없을까. 스스로를 가엽게 여기는 것만은 징그럽고 짜증나는 일이니까, 시퍼런 칼날 같은 농담으로 바꿔 흔들고 던져버리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 내 ..
다들 진짜 선배가 있는 걸까. 일본 학원 만화에서나 보던 그 단어. 내 인생에서는 쓸 일이 없었다. 엣센스 국어사전에서는 선배 先輩를 ‘1.같은 분야에서 학문·경험·연령 등이 나보다 많거나 나은 사람, 2.자기의 출신 학교를 먼저 졸업한 사람’이라는데, 역시 떠오르는 얼굴이 없다. 혹시 내가 지금껏 이 모양 이 꼴인 게, 변변한 선배가 없어서?! 나보다 어리고 경력이 짧은 사람의 실수는 대수롭지 않은 데 비해 연장자의 실수나 못난 모습은 유독 거슬린다. 존댓말 듣고 반말하는 사람이 그런 대접 받을 만한 행동거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내 눈빛은 오랜 재판에 지친 배심원의 그것이 되어버린다. 또 연장자 눈에 잘 보이려 고민하는 것보다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의 평가를 듣는 데 더 신경 쓰곤 한다. 연장자나 선배..
얼굴은 당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이마에서부터 눈썹, 눈매, 콧대, 뺨, 입술, 턱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생겼는지 살피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인생을 점칠 수 있다는 말이다. 비록 내 이 분야의 배움이 짧고 경력이 미천하지만 짧게나마 관상에 대해 쓰려하니, 잠시 남자친구의 얼굴을 빌려 예를 들어볼까 한다. 우선 남자친구는 참 잘생겼다. 그 시작은 정갈한 이마에서부터 시작된다. 고르게 솟은 이마는 짙은 머리와 깔끔하게 경계를 이루어 더욱 말갛게 보인다. 이런 이마는 대개 정직하고 허세를 싫어하는 성격이며 아주 내 이상형과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자리에서 솟아난 두툼하고 검은 눈썹은 그 꼬리까지 촘촘하게 자리를 잡았으며 윤기가 흐른다. 이를 통해 요령 피우지 않..
오가는 사람들 옷차림이 두툼하다. 앙상한 가지는 냉정한 바람의 눈을 피해 나뭇잎 몇 개를 숨겨두었다. 손가락은 주머니 깊은 곳에 숨어 두 번 다시 나오지 않기로 다짐했다. 언제부터 개시했는지 모를 붕어빵 장사가 거리 곳곳에서 김을 모락모락 내고 있다. 잡화점들은 앞다투어 크리스마스 카드와 선물하기 좋은 물건들을 가장 눈에 띄는 매대에 진열해두었다. 이런 장면들은 모두 시각을 활용해 계절을 추리할 수 있는 증거가 된다. 계절은 눈으로 알아보기가 이렇게 쉬운데 사람은 보는 것만으로 알 수가 없다. 몇 년을 가깝게 지낸 사람이 알고 보니 생명을 얻은 폐기물이었다는 것을 첫눈에 알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운 내면을 갖고 있고 그걸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던 과거의 당찬..
『움직임의 뇌과학』, 캐럴라인 윌리엄스 지음, 이영래 옮김, 갤리온, 211205 캐럴라인 윌리엄스Caroline Williams는 영국의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에디터. 엑서터대학교에서 생물학 학사 학위를,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에서 과학 커뮤니케이션 석사 학위를 받았다. 《뉴 사이언티스트》에 정기적으로 과학 칼럼을 기고하며 BBC 라디오 제작자, 《뉴 사이언티스트》 팟캐스트의 공동 진행자로 일했다. 전작으로는 신경가소성을 주제로 뇌의 능력을 탐구한 『나의 말랑한 뇌』가 있다. 새롭고 흥미로운 과학적 사실을 더 많은 사람에게 공유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캐럴라인 윌리엄스는 『움직임의 뇌과학』에서 움직임이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한 최신의 연구들을 소개한다. 이 분야의 과학자들은 물론 몸과 정신의 ..
말 한마디마다 세금을 매겨야 한다. 그 말에 책임을 지겠다는 서명도 필수다. 말을 침처럼 내뱉기 전에 여러 검사기에 넣고 탈탈 돌려 안전성을 시험해야 한다. 오랫동안 세밀하게 다듬어낸 말만 조심스럽게 주고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은 말에 스민 독이 얼마나 집요하고 치명적인가. 알아차렸을 땐 이미 중독된 후이다. 미리 조심하라고 여기에 알린다. 가까웠던 사람이 알고보니 악질의 사기꾼이었다. 1년 넘게 알고 지냈는데 지금까지 했던 모든 말이 거짓이었다. 친구들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친구로서 아끼고 존중했기에 무슨 말을 해도 주의 깊게 들어주고 잘 풀리기를 바라며 응원했지만, 정작 그 자신은 우리를 누구든 상관없을 방청객 정도로만 여기고 있었다. 코로나로 많은 친구를 만나기 힘들었지만 우리는 자주 만났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