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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았다. 카페 앞 길은 폭이 좁아서 사람과 차가 서로 부대끼며 다녔다. 고개를 숙여 그림을 그리다보면 행인의 엉덩이가 불쑥 유리 밖 이마 께를 스쳐 흠칫 놀라기도 했다. 한참 연필을 이리저리 굴려 페이지를 채워나가고 있었는데 똑똑 검은 손이 코 앞 유리를 두드렸다. 화들짝 고개를 들어보니 마스크는 썼지만 초첨은 내 눈이 아닌 정수리로 향한 듯한 남자가 중얼중얼 말을 걸고 있었다. 얼빠진 표정의 나를 보더니 그는 카페 문을 열어 다시 말을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궁금해 들어나보자 하고 기다렸으나 중얼맨은 문장 하나를 제대로 끝맺지 못했다. 배가 고프다는 것 같기도 하고 노숙을 끝내고 싶다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그 얘길 갑자기 나한테 왜 하는 건데. 아씨 이 색기 밥을 사줘야 하..
우연히 웹툰 를 통해 김보통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그 '우연히'에 대해서 나중에 쓸 기회가 있길 바라며..) 이후 김보통 작가님 팬이 되어 역시 쾌속 주파! 하고 싶었으나 거칠고 건조하고 공포스러운 만화 분위기에 읽는 내내 괴로워 최종화까지 전부 보았는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그 만화 덕분에 또래 남자애들이 끌려갔다 오는 군대라는 특수한 집단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볼 기회를 얻었다. 만화를 보면서 '군대에 가지 않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하고 계속 생각했으니까. 아만자 - 김보통 - 일상 - 웹툰 - 레진코믹스 '부모님과 남동생, 그리고 2년 사귄 여자친구, 평범한 스물여섯의 가을, 나는 암에 걸렸고 기적을 바라게 됐다. ' 김보통 특유의 위트와 해학이, 절망적이지만 그래서 더욱 진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2021) (참고로 나는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텐 링즈'가 중국어가 아닌 '10개의 반지들'임을 알았다....) 상영시간 10여 분을 남기고 영화관 입구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고나서야 가 마블 코믹스 시리즈의 새 영화이고 주인공이 아시안이라는 걸 알았다. 신나게 때려부수는 영화인줄 알았으면 진작 보러왔을텐데! 어떻게 지금껏 광고 한 번 보지 못했을 수가 있지? 모든 마블 영화를 다 관람했는데도 왜 나를 타겟으로 잡지 않았어? 살짝 서운할 뻔 했다. 엄마는 를 보고 싶어했지만 상영 시간이 애매하다고 를 골랐다. 덕분에!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티저 예고편 액션의 차원이 다른 스펙타클함! 새로..
일찍 일어나던 루틴이 사라지고 새벽을 며칠 지새고 나니 하루 시계가 빠르게 망가집니다. 원하는 자리로 톱니바퀴들을 되돌려놓고 싶어요. 아침마다 명상을 해볼까 합니다. 잠에서 깨면 눈을 감은 채로 한동안 자유롭게 생각해야 해요. 그 때 아이디어가 많이 생기고 명상 이후 해야할 일에도 쉽게 집중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핸드폰을 방 밖에 두고 잠드는 것부터 해야합니다. 빨리 잠에 들고, 빨리 몸을 이불 밖으로 끄집어 낼 수 있으려면요. 그런데 … 잠들기 전에 앉민 님과 인사를 나누고 하다보면.. 핸드폰을 베개 옆에서 떼어놓기가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퇴근이 늦은 앉민 님 업무 특성상 저 역시 늦게까지 깨어있게 됩니다. 제 생활 패턴을 유지하고 하루를 알차게 쓰려면 1. 같이 살거나 2. 퇴..
평소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느끼는 대로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속내를 감추는 데 익숙한 사람이 술에 취했을 때 더 의외의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요. 더 크게 웃고 안 하던 욕도 하고 엉망진창인 춤도 추고 스킨쉽도 하고 짜증도 냅니다. 술의 힘을 빌려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합니다.
퇴근시간에 버스를 탈 때마다 나는 너무 놀라. 아니 무슨 일로 차가 이렇게 막힌담?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서 어디로 간단 말이지? 놀랍게도 이 많은 사람들은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출근이란 걸 해서 퇴근이란 걸 하는 중이었습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도착지에 일찍 도착하겠거니 룰루랄라 나왔다가 꽉 막힌 도로 위에서 한참을 오도가도 못하고 마음만 졸였다네.
곧 추석입니다. 곧추석. 곧추. 추석이 다가오면 한 해가 끝나간다는 기분이 들잖아. 나는 미리 2021년과 작별인사를 해놔야겠다. 그래야 2021년 12월 31일에 느닷없이 너무 놀라거나 자책하게 되지 않을 것 같아서. 12월 31일의 기분을 계속 떠올리며 지금부터 남은 2021년을 야금야금 쓸모있게 씹겠어.
출판사 (null)에서 새로 소개하는 예술서적 『빈 초상 Empty Portraits』, 송준성, 송재희, (null), 2021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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