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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스티븐 킹이 2008년에 쓰고, 민음사 픽션 브랜드 황금가지에서 2012년에 펴낸 단편소설집 『해가 저문 이후』는 세련된 개정판 표지를 얻지 못한 탓에 쏟아지는 신간에 파묻힌 명작 중 하나이다. 여름밤 함께 읽을 호러를 고르다 찾았는데, 책을 덮고 나니 오싹하기보단 감탄할 뿐이다. 이야기를 쓸 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스티븐 킹은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일하며 아내 타비타 킹의 격려로 《캐리》를 완성하고 그 소설이 히트하자 단번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데뷔한다.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를 만들면 크게 흥행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스티븐 킹의 이름에 익숙하다. 영화화된 작품으로는 《캐리》, 《그것》, 《미저리》, 《샤이닝》, 《쇼생크 탈출》, 《미스트》 등이 있으며 ..

마리아 투마킨의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을 읽은 후, 한동안 어떤 얼굴들이 마음 속에 불쑥불쑥 떠올랐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이들의 눈에는 영영 빠져나올 수 없을만큼 기나긴 터널이 있었다. 저 멀리 별처럼 작게 깜빡이는 빛만이 유일한 이정표인 곳. 영화관은 즐거운 장소가 아니다. 문이 닫히고 어두워진 극장에 자리를 잡으면 시트는 묵혀둔 곰팡내를 풍긴다. 밝은 조명 아래에선 있는 줄도 몰랐던 주변 사람들은 어둠이 깔린 뒤 강렬한 소리와 빛, 냄새로 자신을 증명한다. 눈 앞에서 영화라도 틀어주지 않았다면 절대 자진해서 갇힐 리가 없는 곳이다. 그런 장소에서 홀로코스트 영화를 관람한다는 게 어떤 공감각적 효과를 줄지, 굳이 말하지 않는 편이 낫겠지. 그래서 가능하다면 피해왔다. 이번엔, 제발로 찾아왔다...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을 ‘다 읽었다’, 혹은 ‘잘 읽었다’고 말하는 사람을 경계하라.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 틀림없으니까. 이 책은 그렇게 쓰이지 않았다. 페이지를 술술 넘긴 뒤 탁 덮을 수 없도록 만들어졌다. 그래선 어떤 실마리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단박에 모든 상황이 눈앞에 선명히 그려지고 메시지까지 명확히 전해버린다면 이 모든 증언은 허사가 되어버린다. 마리아 투마킨의 위대함은 이 의도적 위장에 있다. 4장 ‘내게 일곱 살이 되기 전의 아이를 (···)’에서 투마킨은 ‘스테가노그래피 steganography’를 설명한다. 이 단어는 ‘메시지 자체를 숨기는 기술’을 뜻한다. 비밀 메시지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비밀이라는 뜻이다.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은 수많은 증언..

길위의인문학 도움을 받은 제5회post-tree project: 『조응』 독서 토론 7월 20일 토요일 11-13:00 희영수에서 독서 토론을 진행했다. 팀SS(우소아 작가, 안정민 텃밭지기, 그리고 희영수 글방지기인 나)도 함께! 3회에 걸쳐 팀 잉골드의 『조응』, 유기쁨의 『애니미즘과 현대 세계』, 자크 타상의 『나무처럼 생각하기』를 읽었다. 한여름에 집밖으로 나설 용기를 내고 미리 책도 읽어온 멤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여담으로 길위의인문학 예산 사용 기준으로 동일 도서를 여러 권 살 수 없어 멤버들이 직접 구매하거나 대여해서 읽어야 했다. 이럴 거면 활동 유형에 독서 토론을 넣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네 시간 동안의 탐방 시 김밥이나 햄버거 등을 먹이면 안 된다는 희한한 제한도..

길위의인문학 도움을 받은 제4회post-tree project: 생태예술 작가와 관계맺음 대상 이해하기 7월 6일 토요일 11시부터 14시까지, 희영수에서 소아 작가의 생태예술 강의가 열렸다. 팀SS(우소아 작가, 안정민 텃밭지기, 그리고 희영수 글방지기인 나)도 함께! 소아 작가의 작업에, 인생에 거대한 영향을 끼친 작가 여섯 명의 이야기를 들으며예술이 우리에게 어떤 의의를 주는지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그가 소개한 작가의 이름은 아래와 같으며이름에 홈페이지/기사 링크를 달았으니관심 있는 분들은 클릭해보길 바란다. 1. vivian suter 비비안수터 2. Shuvinai Asho..

길위의인문학 도움을 받은 제3회post-tree project: 생태 감각 키우기 6월 22일 토요일 10시부터 14시까지, 또! 비가 내리는서울숲을 탐방했다. 팀SS(우소아 작가, 안정민 텃밭지기, 그리고 희영수 글방지기인 나)도 함께! 어김없이 폭우가 내린 탓에 또 서울숲역 안에서 일정을 먼저 안내했다. 바닥 먼지 제거존 때문에유난히 시끄러운 서울숲역. 예진, 선민, 수은, 메이 님이 오시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들 몫의 간식까지 남김없이 먹겠다 다짐하며 역을 떠나 숲으로 향했다. 이 날은 먼저 세 팀으로 나뉘어 원하는 속도대로서울숲을 탐방하기로 했다. 1조는 희영수 글방지기 나, 재혁, 수정, 유진 님.어딜 가도, 뭘 봐도 좋은 욕심 없는 사람들이 모였다. ..

길위의인문학 도움을 받은 Post-tree project 제2회 : 생태 관계 지도 제작하기 6월 15일 토요일 11시부터 14시까지, 팀SS(우소아 작가, 안정민 텃밭지기, 희영수 글방지기인 나)와 PTP멤버들이 대면과 비대면으로 만나 생태와의 관계를 이야기했다. 이 날 하루만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했다.꿩 대신 닭, 줌 대신 네이버웨일로 참가해준 비대면 참가자들께 감사드린다. 우선 지난 주 첫 회 참가 후기를 한 명씩 이야기했다.비대면 참가자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식물을 잘 만져본 적이 없던 유정 님은 지난 주 잎과나무의 낯선 촉감이 신기했다고 한다. 탐조하며 쌍안경으로 세상을 볼 때도 재미있었지만 루페는 감격스럽기까지 했다고... 도시 안에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감사하게도 영재 님이 지난 번 업로드한 후기 글을 꼼꼼히 읽고수정하면 좋을 부분을 짚어주셨다. 이렇게까지 잘해주실 일인지다시 한 번 계신 쪽으로 절을 올리며... 원글을 수정하려고 했더니 '저장'이 되지 않아 추가로 쓴 내용을전부 날려버렸다. 뒷목을 잡으며 수정 사항 글을 새로 쓴다. 우선 메꽃에 오는 벌레는 '모시금자라남생이잎벌레'라고 한다. 이렇게 이름이 길어서야 당연히 까먹을 수 밖에 없겠다. '모시금자라남생이잎벌레' 사진은 아래 넣었다.출처: http://www.indica.or.kr/xe/Insect/1923035 또한 억새를 '토지의 왕'이라고 써놓았는데 '초지의 왕'으로 불린다고 한다. 이 광야숲의 홍자단에 달린 동그란 연두빛 부분은 꽃망울이 아니다.꽃은 이미 지..
멈출 수 없는 열정 광야 숲은 자생식물 위주로 조경되어 있다.밤에 광야숲을 찾은 사람들은 이 고목 속에 숨겨진조명으로 낯선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말라버린 산수국. 식재 시 화분 흙이 뜨거나뿌리가 마르면 이렇게 될 수 있다. 분해자의 자리까지 마련된 광야숲 한 구석.숲의 일부인 균류의 역할도 떠올릴 수 있다. 한반도 온대림을 대표하는 관중은 고사리를 닮았다. 위 사진처럼 잎이 어긋나면 관중, 마주나면 고사리이다.관중에는 털이 있으며 끝이 뾰족하다. 집단으로 자란다. 옥잠난초. 기사를 검색하다보니 연녹색이라 포커스맞춰 촬영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내 사진 역시 잎만선명히 찍혀있다. 자생종인 야생란인데 꽃은 지금5-7월에 핀다고 하니 빨리 가서 관찰하시길 권한다. 매화헐떡이풀은 북미에..

이어지는 이날 제일 귀여운 순간 관심 가져본 적 없던 발 밑의 풀을 자세히 보기 위해모두가 루페를 눈에 대고 바닥에 바짝 엎드렸다.낮게 자란 풀의 향을 맡고 만지고 관찰하며 무릎으로 기어다녔다. 비가 오다 말다 하던 참이라 사람이 없어다행이었다. 관광객이 많을 때라면 분명 수상해 보일 수도 있었을테니. 역시 아주 작은 꽃을 달고 있는 길골풀. 열매 길이가 0.5mm 정도라고 하니 꽃의 크기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비 온 직후 작은 가지와 풀이 밀려나 만든 푹신한 지형파도가 그대로 굳어진 듯한 모습이다. 메타세쿼이아는 낙우송과 아주 닮았지만 잎이 양쪽에서 대칭으로 나는 반면 낙우송의 잎은 교차되며 자란다. 영재 님은 삼나무와 메타세쿼이아에서만 나무 거품을 발견한 적이 있다고.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