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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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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가 죽었다는 사실을 아는 친구는 세담뿐이다. 새로 이사한 집에 세담이 놀러 와 호두는 어디 있냐 물었을 때 차마 숨길 수 없었다. 그 말을 하는 데 자꾸만 발음이 뭉개졌다. 내가 우는 것보다 빠르게 세담의 눈가가 벌게졌다. 그 뒤로도 다른 사람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몰랐고, 상대에게서 무슨 말을 듣고 싶은지도 몰랐다. 사실 어떤 말도 듣고 싶지 않았다. 호두는 지금에서야 반려동물 이름으로서는 좀 흔한 축에 속하지만, 십삼 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게다가 호두는 호두라고밖에 부를 수 없었다. 당시 초등학생 때부터 키우고 있던 시츄 마루와 새로 데려온 어린 고양이를 잘 지내게 하려면 이름이라도 그렇게 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스크림 이름에서 따온 마루와 호두, 호두와 마루...
민증을 발급받은 후로 열 번의 이사를 다녔다. 짐을 풀어 그 위에 먼지가 두껍게 쌓일라치면 다시 짐을 꾸리는 식이었다. 이전에 살아본 적 없는 동네들로 새 길을 내며 줄기차게 흘러 다녔다. 그러니까 변화를 두려워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 중에서 고르자면 나는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모든 번잡합을 견디지 못했을 테니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 이사를 많이 다닌 것인지, 이사를 많이 다녀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인지는 따져볼 일이다. 이사를 기준으로 변화에 대한 적응성을 평가하자면 그렇다는 말이고. 내가 변화에 빨리 적응하는 사람이라면, ‘빨리’는 어느 정도의 기간을 뜻할까. 한 달 전 나는 책방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었다. 어느 날 스위치를 달칵 켜듯 느닷없이 대출을 받았고 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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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방문은 처음이었다. 이름도 주변 지리도 낯설다. 아무리 전시 방문 빈도가 낮은 편이라 해도 명색이 미술학도였는데 이렇게 미술관이 낯설어서야 되겠나. 쓸데없이 자존심이 상했다. 검색해 보니 개관일이 올해 4월 4일이라니. 그럼 그렇지. 미술관에 잘 가진 않지만 내가 모르는 미술관이 많아선 안 되지. 전혀 낯설지 않은 척, 당당하고 느린 걸음걸이로 야트막하게 옆으로 넓게 펼쳐진 새 건물에 입성했다. 비록 어슐러 K. 르 귄이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에서 ‘예술은 해설이 아니다. 예술가는 예술을 할 뿐 설명하지 않는다. 내 생각은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작품을 주목해야 할 이유’나 작품을 ‘감상하는 법’을 쓴 작가의 설명이 곁들여진 현대 미술이 불만스럽다.’고 말했지만, 나는 서..
모처럼 긴 휴일을 맞은 정민 씨가 평창동의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열리는 전시 관람을 제안하기에 흔쾌히 그러자 했다. 여기서 ‘흔쾌히’란, 평상시의 내가 도통 여유 시간을 전시 관람에 할애하는 타입의 사람이 아님을 두드러지게 하려는 말이다. 공과대학을 졸업한 정민 씨가 먼저 전시 관람을 제안하고 미술대학을 졸업한 내가 수동적으로 응하는 데에는 혹시 ‘관람’에 대한 다른 잣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야 생각해 본다. 전시를 ‘본다’는 건 뭘까. 전시장에 도착해 바닥에 그려진 화살표를 따라 걸으며 벽면에 붙은 뭔가를 흘끔흘끔 보고, 때로는 핸드폰을 꺼내 찍다가 어느새 화살표를 따라 전시장 밖으로 나오는 것이 관람의 처음과 끝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더 넓게 보자면 취향에 맞는 전시를 찾아 검색하고,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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