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8 수 / 디피에서 영화 <반도>, <메기>까지, 김보통 작가의 원작 <D.P 개의 날>과 넷플릭스 드라마 <D.P.>/ 긴개

우연히 웹툰 <아만자>를 통해 김보통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그 '우연히'에 대해서 나중에 쓸 기회가 있길 바라며..) 이후 김보통 작가님 팬이 되어 <D.P 개의 날> 역시 쾌속 주파! 하고 싶었으나 거칠고 건조하고 공포스러운 만화 분위기에 읽는 내내 괴로워 최종화까지 전부 보았는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그 만화 덕분에 또래 남자애들이 끌려갔다 오는 군대라는 특수한 집단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볼 기회를 얻었다. 만화를 보면서 '군대에 가지 않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하고 계속 생각했으니까.

아만자 - 김보통 - 일상 - 웹툰 - 레진코믹스

D.P 개의 날 - 김보통 - 드라마 - 웹툰 - 레진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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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에서 계속 디피 광고 음성이 흘러나온 덕에 개봉일을 알 수 있었다.

오프닝 때마다 속이 아렸던 입대 장면.

웹툰 원작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해서 크게 기대하거나 꼭 챙겨봐야겠다고 다짐하는 편은 아닌데, 이번에는 D-day까지 손꼽아 기다렸다. 구교환 배우님의 주연 소식에 화들짝 놀랐기 때문에!

이제야 구교환 모르는 사람 있냐고 하겠지만 나 역시 작년에서야 <메기>(2019)를 통해 뒤늦게 구교환 배우님의 연기를 접할 수 있었다. 이후 개봉한 <반도>(2020)은 강동원 믿고 갔다가 구교환 연기에 두 번째로 반하게 되며 핸드폰에 잘나온 사진 몇 장을 저장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를 인류애적인 동기로다가 여기에 공유합니다..

이목구비 다 소즁…

구교환 배우님을 언급할 때 빼놓기 아쉬운 영화 <반도>를 좀 더 소개하자면, 좀비에 둘러싸여 빠져나갈 곳 없어 미쳐가는 생존자들 중 하나인 서대위 역을 맡은 구교환 배우님은 지옥에서 탈출하고 지쳐버린 잭 스패로우, 심한 우울증을 앓는 조커를 떠올리게 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자체는 마지막 신파 씬이 화가 날 정도로 구렸지만 서대위 덕분에 긴장감을 유지하며 집중할 수 있었다. 그냥 넘어가기 아시우니 여기 유튜브에서 찾은 영상 하나를 공유한다.

반도(2020)의 서대위 스틸컷

[반도/구교환] 서대위 - Leg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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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문소리 배우님의 연기 역시 두고두고 보고 싶은 영화 ‘메기’(2019) 포스터

<메기>(2019)는 구교환 배우님의 연기 뿐만 아니라 모든 출연진의 몫이 충분했고 영상미, 스토리, 재미 전부 만족스러웠으므로 소개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영화를 통해 이주영 배우님을 알게 된 것도 행복!

이주영 배우님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다양한 각도로 비춰내는 능력이 있다.

<메기> 관련 기사들도 읽어보시면 어떨까 해서 긁어왔다네!

[인디즈] 영화가 끝이 나고서 비로소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영화 〈메기〉 인디토크 기록

구교환 "'메기'는 여러분의 것, 그대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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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겨우 다시 <D.P.>로 돌아오자면 시즌 1이 총 여섯 에피소드로 이루어져있고 각 편이 50분 정도이기에 하루만에 전부 볼 수 있다. 그만큼 속도감있게 호로록 관람한 관객들 입장에서는 시즌 2를 언제까지고 목놓아 기다려야 한다는 괴로움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현실에서 도망치듯 입대한 안준호(정해인 분)가 헌병 중에서도 D.P.(군탈체포조)에 합류해 선임 한호열(구교환 분)과 함께 탈영병들을 잡으러 다니는 내용의 드라마이며 현재 넷플릭스에서 관람 가능하다.

D.P.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지금까지 군대 배경으로 한 영상물은 전쟁을 소재로 하거나 군인들의 로맨스를 다루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한동안 인기있었던 예능 '진짜사나이'도 군대의 실상은 발톱만큼도 담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고, 이를 비꼬아 만든 유튜브 예능 '가짜사나이'에서는 개인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출연진들에게 가혹한 군대 훈련을 시키는 과정을 공개했었는데, 그 역시도 '진짜 군대'와는 가깝지 못했다. 그러나 디피는... 국방부 장관이 '요즘 현실과 다르다', '드라마라서 좀 더 극화되어있다'고 반응한 점에 미루어보아 오히려 현실고증이 아주 잘되어있다*고 판단할 수 있겠다.

모든 출연진들의 연기와 의상, 배경 등이 상당히 리얼해서 남성 관람객들은 군대에서 겪었던 괴로움들을 다시 떠올리느라 힘들었다는 반응, 여성 관람객들은 정말 저렇게 심한 가혹행위가 이루어지느냐며 놀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나는 가본 적도 없는 군대에서 본 적도 없는 선임한테 괴롭힘 당했던 가짜 기억이 떠오르는 바람에 중간 중간 고개를 돌려 마음을 달래야 했다.

황장수 병장 역의 신승호 배우가 미필이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은 자가 없다네

없던 트라우마를 안겨줄 것만 같은 디피를 시즌 1 끝까지 볼 수 있게 해준 건 역시 구교환의 감초 연기. 원작에 없던 한호열 상병 캐릭터가 드라마에 더해지며 적당한 유머를 극 중간중간 섞어준 덕분에 졸였던 마음을 살살 녹여 다음 장면에 눈을 붙일 수 있었다. 엄숙하고 진지한 안준호 일병에 비해 가볍게 한 발 물러서서 상황을 파악하는 한호열은 유야무야 빠져나가는 듯 보여도 절대 그들의 목표를 헷갈리지는 않는다. '누군가 탈영한다-디피가 잡으러간다'는 기본 설정에 이 둘의 신선한 케미와 각 캐릭터들의 설정이 어우러져 몇 번이고 다시 봐도 괴롭고 마음 아플 새로운 군대 드라마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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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남은 우리가 해야할 일은 하나 밖에 없다. 시즌 2를 빨리 내놓으라고 넷플릭스 코리아를 협박하는 것.

시즌 2... 내놓으십쇼...

마지막으로 구교환X이옥섭 감독의 <눈을 가린 죄 ROMEO>(2019) 놓고 갑니다 네 번 보세요

구교환 & 이옥섭 로미오 : 눈을 가진 죄 (ROMEO,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