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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다 같이 온 몸 구석구석을 깨끗이 씻고 오염도 체크를 한 뒤 수영복으로 갈아입는다. 거대한 유리 건물의 중앙은 높게 솟은 돔의 형태를 하고 있다. 유리 창을 통해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실내에는 부드럽고 거대한 매트가 깔려있다. 매트는 움푹 파인 구덩이를 감싸고 있다. 구덩이 안에는 컨테이너 5개 사이즈의 푸딩이 들어있다. 푸딩은 옅은 라벤더 빛을 띈 투명한 덩어리이다. 우리는 함께 간단한 준비 운동을 한 뒤 제멋대로 푸딩 위에 뛰어든다. 즐거워 내지른 소리가 유리창문에 닿은 뒤 여기저기 메아리친다. 푸딩은 시원하고 가볍고 부드러워서 그 속에서 배영하고 있으려니 어쩐지 아주 짠 바다 위를 둥둥 떠가는 수달이 된 기분이다.
p.s. 원래 그리려 했던 담세 감독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 오늘은 도저히 기운이 나지 않아 보류ㅠ
앉민 님 추천으로 갑자기 여행전문 유튜버 빠니보틀 님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침착맨 님 방송에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아 이전부터 이름은 알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때 말이 너무 빨라서 첫인상은 좋지 않았는데, 오늘 여행 영상으로 다시 보게 되니 사람이 달라 보입니다. 세계 구석구석을 대책 없이 돌아다니며 날것의 감상을 툭툭 소개하는 모습이 재밌습니다. 겁도 없이 외진 곳을 찾아가고 호기심이 생기면 답을 찾기 위해 나서는 적극적인 모습은 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인간상 같습니다. 빠니보틀 님도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가지 못하게 된 듯해 아쉬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답답한 시기에 우연히 만난 빠니보틀 님의 해외 여행 영상 덕분에 집 구석에 앉아 홀로 하는 뜨개질에도 활기가 생..
실용적인 뜨개는 없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맞아요. 공장 기계보다 나은 손뜨개 결과물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하고 싶은 대로 멋대로 즐기는 것만이 답이겠어요.
체리 비싸다. 체리 먹고 싶다고 하면 비싸니까 바나나나 토마토를 고르라고 했다. 근데 놀랍게도 체리는 맛있다. 비싸도 맛 없는 과일들이 있지만 체리는 그런 사기는 치지 않는다. 아마 무역 상의 이유 때문에 내려가지 않았을 가격이 맛있기 때문에 비싸다는 오해를 받는다. 체리는 원래 맛있는데 한국에 오는 동안 몸값이 좀 올랐을 뿐인걸. 편의점에서 체리를 샀다. 반은 내일 회사에서 먹고 반은 앉민 님 오면 드려야지. 체리를 좋아하지만 반 정도는 드릴 수 있다. 체리 반 봉지 가격의 마음 어쩐지 싸구려 같기도 하고.
만화를 그리던 아이패드를 회사에 놓고 와서 오늘은 만화 패스! 이끼와 개구리 만화를 그렸더니 동네 분이 이끼를 글쎄 주시겠다구!! 그래서 냉큼 받아가지구 얼렁뚱땅 만든 테라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