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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3/06/20 (1)
성북동 글방 희영수
0619 월 / 고양이는 죽었냐 / 긴개
그래, 고양이는 죽었냐? 집을 나서며 만난 동네 할머니한테 인사를 했더니 돌아온 말이다. 어딘지 섬뜩한 이 말은 사실 비아냥대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오히려 걱정 어린 눈망울로 인사하는 할머니로부터 나왔다. 우리 집 첫째 고양이 호두가 간암으로 병원에 다니며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안 뒤로 동네 할머니들은 나를 볼 때마다 고양이의 안부를 묻곤 했는데, 막상 입 밖으로 나온 말들은 대개 저런 투였다. 나는 그 말의 어감에 화들짝 놀라면서도, 그 말을 건네는 정감 어린 표정에 그만 피식 웃어버렸다. 다른 누군가가 저런 말로 내 고양이 안부를 묻는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서로의 얼굴에 주먹을 메다꽂는 관계로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할머니들이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기에 싸우는 중인가 귀 기울여 들어..
2021-2023 긴개
2023. 6. 20. 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