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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3/06/13 (1)
성북동 글방 희영수
0612 월 / 그림 나침반 / 긴개
바다에 뛰어드는 사람을 그렸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빚어낸 바다. 우리 모두의 고향. 우리 중 누군가는 그곳에 돌아가고 싶을지도 모르잖아. 그래서 첨벙 바다로 뛰어든 사람을 그렸다. 바닷물고기의 점박이 무늬가 가득한 노란 사람이었다. 수면 위에서부터 아래로 뻗어가는 빛도 넣고 싶었다. 그 사이로 해초가 넘실거렸으면 좋겠다. 그런데 한참을 매달려 그렸건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해초는 옥상 방수 페인트를 바른 듯한 초록색이다. 게다가 얇게 하늘거리는 대신 두꺼운 꼬챙이가 휘청휘청 휘어진 꼴이 되었다. 노란 인간은 시원하게 첨벙 뛰어드는 대신 물에 깜짝 놀라 버둥거리는 꼴이다. 어디서부터 이런 그림이 만들어졌을까. 이렇게 낯설고 답답한 그림을 내가 직접 그렸다. 여러모로 믿기지 않는 작품. 연습만이 살 길이..
2021-2023 긴개
2023. 6. 13. 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