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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지난번 느슨한 시간표를 먼저 짠 뒤 실제 소요 시간을 맞춰보고 있습니다. 05/24 월 - 07:20 기상 - 08:50 출근 - 10:30 이싹토스트 - 아점 - 11:00 스따벅스 - 간단 주간 업무 정리 - 12:00 민민 씨 미팅 - 14:30 해해과 점심 - 16:50 혜혜 님과 회의 - 18:30 귀가 - 19:30 저녁 - 20:00 샤워 - 20:50 ㅁㅁ서점 입고 요청 메일 - 21:20 티스토리 글 작성 이후 에너지, 중요도에 따라 일상 시간표를 다시 조정해보려 합니다. 일찍 일어났더니 하루가 참 길었습니다. 해가 아직 쨍할 때 퇴근하는 것도 개운했습니다. 할 수 있다! 할 게 많다!
요 쥐콩만한게 발가락도 쫙 펼칠 수 있고 그 끝엔 바늘 같은 발톱도 있고 쫑긋한 귀도 있고 검은 코도 있고 쌀알보다 작은 이빨도 맹랑한 눈도 다 있어서 들여다보기만 해도 아주 혼이 빠질 것 같았습니다. 요 작은 게 앞으로 커가며 어떤 고양이가 될 지 궁금하기도 하고 선택된 가족의 일원으로 당당히 제 역할을 찾아가길 기대하게도 되었습니다. 함께 살 생명을 선택하는 과정과 그 생명과의 일상, 미래가 한 번에 아득히 머리속을 스쳐지나가서 뭔가 감상에 빠져볼까 했는데 요놈이 아주 호다닥호다닥 사방을 뛰어다녀서 더이상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아주 발랄하고 건강하고 성격 쾌활한 고양이었습니다. 다들 케로 만나서 인사 한 번씩 꼭 해보세요 !
어렸을 때부터 한결같이 시간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일주일의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대략적으로 그려볼 필요를 느껴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빡빡한 시간표를 짜는 것보다 느슨하게 짜보고 실제로 일주일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기록합니다. 그다음 맞출 수 있는 계획은 그대로 두고 빠듯한 부분은 계속 고쳐나가려 합니다. 나의 시간을 내 의지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감각이 무엇을 하더라도 중요하게 쓰이나봐요. 이렇게 짜놓고 나니 벌써 시간을 효율적으로 알차게 쓰고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다음주는 과연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오늘 앉민 님 제안으로 갑자기 호두 털을 밀었습니다. 호두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털을 밀어도 얌전히 잘 참고 샤워를 해도 운명을 잘 받아들입니다. 털을 밀고 샤워를 하면 째즈가 낯선 호두 모습에 화를 냅니다. 냄새도 달라지고 모습도 바뀌어서 그런가봅니다. 둘이 같이 산지도 5년이 다 되었는데 아직도 샤워한 호두를 몰라보는 째즈. 앉민 님이 도와주신 덕분에 이발과 샤워를 순식간에 해치웠습니다. 혼자 할 때보다 훨씬 빠르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 번 합을 맞춰보니 다른 것도 함께 해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한 달 동안 배운 것이 분명히 많다. 매일 적어도 하나는 배운 것 같은데, 돌이켜 생각해 본 뒤 적어둘 필요가 있겠다. 1. 나는 어른들에게 무뚝뚝하고 싹싹하지 않은 편이다. 일하던 도중 편의점에 다녀온다면 상사들에게 '지금 저 편의점에 갈 건데 혹시 필요한 건 없으신가요?'하고 물어보는 aa님 모습에서 새삼 저런 센스는 내게 없다고 느꼈다. 필요하다면 할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관계도 일의 일부분이니까. 말 한 마디 조심조심 하자.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해가 생겨날 때가 많았다. 오해를 살 만한 농담이나 말투는 업무에서 당연히 피할 줄 알아야지. 편한 사람들과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관계 속 내 매너에 대해 객관적으로 돌이켜 볼 경험이 부족했다. 낯선 사람에게 항상 조심하자. 2..
스스로 내린 결정도 못미더운 어른이 되었습니다. 저는 확신이 없을 때가 많아요.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고 얘말도 맞고 쟤말도 맞고 내 생각이 100% 정답이 아니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결정하기까지 오래 걸릴 때가 많아요.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도 고민을 많이 해본 뒤에 결정합니다. 근데 좋아하게 되는 건 고민하지 않더라구요. 그냥 좋아져요.
어떤 상황에서 서로 만나게 되었는지가 그 사람의 본질만큼이나 관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걸 느꼈습니다. 어떤 곳에서 어느 때에 만나야 우리가 서로 가까워 질 수 있을까. 그런 방대한 경우의 수를 뚫고 이 블로그의 사람들이 천천히 가까워지는 것도 진짜 운이 좋은 거구나
저 뿐만이 아니예요. 나이가 더 많은 사람도 가만 보면 어설픈데가 있습니다. 길 가는 사람들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보니 더 그렇습니다. 도통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들 모르면서 자신있게 살아갑니다. 씩씩한 우리들. 모르는 만큼 즐겁게 무례하게.
비가 내렸다. 그뿐만이 아니어서 어디에나 떠 있던 작은 물방울들이 한걸음 한숨마다 정전기처럼 달라 붙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