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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화 / MARVEL STUDIOS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아시안 액션과 멈출 수 없는 클리셰 깨부수기 / 긴개 본문
0907 화 / MARVEL STUDIOS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아시안 액션과 멈출 수 없는 클리셰 깨부수기 / 긴개
긴개 2021. 9. 7. 23:59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2021)
(참고로 나는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텐 링즈'가 중국어가 아닌 '10개의 반지들'임을 알았다....)
상영시간 10여 분을 남기고 영화관 입구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고나서야 <샹치>가 마블 코믹스 시리즈의 새 영화이고 주인공이 아시안이라는 걸 알았다. 신나게 때려부수는 영화인줄 알았으면 진작 보러왔을텐데! 어떻게 지금껏 광고 한 번 보지 못했을 수가 있지? 모든 마블 영화를 다 관람했는데도 왜 나를 타겟으로 잡지 않았어? 살짝 서운할 뻔 했다. 엄마는 <건파우더 밀크셰이크>를 보고 싶어했지만 상영 시간이 애매하다고 <샹치>를 골랐다. 덕분에!
주인공 샹치 역을 맡은 배우는 89년생 중국계 캐나다인인 시무 리우이다. 엄마가 '아 저 사람 '김씨네 편의점(캐나다 시트콤)'에 나오던 사람이네'했기 때문에 한국계 배우인줄 착각했다. 젊은 시절의 양동근과 유동근을 살짝 섞은 듯한 인상이다. 1.남자답고 2.착하게 생겼다... 사실 영화 끝날 때까지 크게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으나 액션만큼은 마블 시리즈의 다른 주인공들에 비해 훨씬 마음에 든다. 1.급식 스파이더맨 2.닥터 스트레인지 3.아이언맨이 탑쓰리 액션캐였으나 이제는 아이언맨을 R.I.P 하고 샹치를 끼워넣어야 하나 고민될만큼 맨몸 액션이 마음에 들었다.
⬆️ 이렇게 보니 좀 닮지 않았는감???? ⬇️
마블 코믹스 중 가족 관계가 이렇게 줄거리의 큰 축을 담당하는 경우가 있었던가? 조실부모한 주인공이 그 충격으로 흑화하고 슈퍼파워를 얻는다는 클리셰를 벗어나, 가족 구성원의 소실 이후 나머지 가족들이 떨어져 살다가 이해 상충하여 싸움을 벌인다는 점은 특기할만하다. 기존 가족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경우(닥터 스트레인지, 앤트맨, 헐크)를 제외하면 대부분 마블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소중한 가족을 잃음으로서 미래가 바뀐다는 특징이 있지만 이렇게 가족이 전부 등장해 주역을 맡은 시리즈는 없었다.
샹치의 아버지 웬우 역의 배우... 양 조 위 님의 연기를 나는 <샹치>에서 처음 보았기에...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감정에 너무 쉽게 이입해버려서... 안되는 걸 알면서도 점점 그를 응원하게 되고... 마을 사람들 말이 맞다고 생각하지만서도... 웬우 님 말도 한 번 들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서운한 마음이 들어서... 불쌍한 아들 편에서 슬슬 멀어져 아빠 역시 응원하게 되어버렸는데....
그리고 곁다리 감초 캐릭터 케이티(아콰피나)
막상 보자고 한 엄마는 중간에 두 번이나 졸았지만(엄청 큰 소리의 액션씬으로 가득한 영화임에도...) 나는 오히려 잠이 깨서 아드레날린 가득한 채로 집중해서 관람했다. 액션씬에서 피가 끓고 적절한 개그 분량으로 충분히 웃었다. 킬링타임용 이상으로 충분히 즐기고 나왔기에 나는 만족. 보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또 봐야겠다고 생각했을 정도.
물론 시나리오의 개연성이 엥? 싶은 부분이 군데군데 있다. 샹치 자신의 감정, 의사 표현이 적어서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 샹치는 아버지에게 무엇을 바랐는지, 여동생과 어떻게 화해하고 싶은 것인지, 얼떨결에 지구지킴이친구들과 모이게 되었는데 본인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등등. 탈로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왜 웬우를 거부했는지, 데드 딜러는 그렇게 쓰고 버리는 캐릭터로 활용해도 괜찮은 것인지 등등... 하지만 이런 거 하나하나 따지고 들거면 마블 영화 보지말고 다큐멘터리 보면 되는 거니까 ^^ 고민 하지 않을래 ! ㅎㅎ
+ 21.09.09
제목에 '클리셰 깨부수기'라고 써놓고 어떤 클리셰가 변화했는지에 대해서는 쓰지 않았기에 덧붙인다.
아시안 스테레오 타입을 먼저 이야기 해보자. <샹치>는 오랫동안 비밀리에 명맥을 이어온 웬우의 조직 텐 링즈를 표면적인 빌런으로 내세운다. 여기에 용과 빨간 옷, 궁, 가족 본위의 관계, 동양 무술, 공부 잘 하는 학생 이라는 설정 등이 아시안 스테레오타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아시안 컬쳐가 모두를 설득시킬 수 있을 만큼 매력적으로 그려진다면 오히려 기존의 스테레오타입을 깨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다시 심어주게 되지 않을까? 용, 궁, 동양 무술은 실제로 신화나 구전동화, 건축과 예술 등을 통해 익숙하게 접해왔고, 교육과 학문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 역시 한국 사회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아예 없었던 이미지를 조작해 덧붙였다기보단 낡고 깨부셔야만 하는 편견이라기엔 이것들이 근사하고 멋진 이미지로 남아있기에 차라리 자랑스럽게 내보이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블랙 팬서를 보면서 어떤 문화의 시작에 신비함과 멋을 부여하는 작업이 거기에 속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하기도 했고.
이 영화는 캐릭터에게 기대하는 일반적인 모습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케이티는 끝까지 샹치와 러브라인을 만들지 않았다. 굳이 만들어서 어따 쓰리오. 뻔해보일 수 있는 아버지와의 갈등을 푸는 해결책으로 샹치는 모계 친척의 도움을 청했다. 샹치는 인류를 위해 커다란 싸움을 했음에도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여동생 쑤 샤링은 얌전히 조력만 하다가 조용히 제 갈길 가지 않았다. 웬우는 자기만 행복하려고 그릇된 선택을 하진 않았다. 웬우의 외팔이 부하는 쓸데없는 아집으로 주변을 위협에 빠트리지도 않았다. 히어로 무비 공식을 몇 개만 비틀어도 충분히 새롭게 받아들일 여지가 있었다. 킬링 타임용 블록버스터 무비라고 해도 얼마든지 지겹지 않게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수 있다. 그리고 난 정말 액션 씬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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