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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0912 일 / 중얼맨 / 긴개 본문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았다. 카페 앞 길은 폭이 좁아서 사람과 차가 서로 부대끼며 다녔다. 고개를 숙여 그림을 그리다보면 행인의 엉덩이가 불쑥 유리 밖 이마 께를 스쳐 흠칫 놀라기도 했다. 한참 연필을 이리저리 굴려 페이지를 채워나가고 있었는데 똑똑 검은 손이 코 앞 유리를 두드렸다. 화들짝 고개를 들어보니 마스크는 썼지만 초첨은 내 눈이 아닌 정수리로 향한 듯한 남자가 중얼중얼 말을 걸고 있었다. 얼빠진 표정의 나를 보더니 그는 카페 문을 열어 다시 말을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궁금해 들어나보자 하고 기다렸으나 중얼맨은 문장 하나를 제대로 끝맺지 못했다. 배가 고프다는 것 같기도 하고 노숙을 끝내고 싶다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그 얘길 갑자기 나한테 왜 하는 건데. 아씨 이 색기 밥을 사줘야 하나 별 생각을 다하려던 참에 카페를 찾은 손님이 중얼맨을 보고 당황해 문 밖에서 걸음을 멈췄다. 중얼맨은 뜻밖에도 두서없이 토해내던 말을 재깍 멈추고 손님에게 입구를 양보했다. 중얼맨과 바톤 터치해서 들어온 손님은 음료를 주문했고 그 사이 중얼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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