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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4 금 / 에코샵홀씨 20주년 강좌 - 장이권 교수 <자연으로 떠나는 소리 여행> / 긴개 본문
에코샵홀씨의 창립 20주년을 기념하여 시청역 지하 워크룸에서 열린
<사운드 스케이프와 소리교육, 그리고 생물음향> 강의에 참여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는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장이권 교수님의 <자연으로 떠나는 소리 여행>이었습니다.
1. 두꺼비의 소리
강연은 두꺼비의 소리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커다란 암컷 두꺼비 위로 수컷 두꺼비들이 샌드위치처럼 쌓여 짝짓기 경쟁을 벌이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이때 좀더 암컷에 딱 붙어 있던 기존의 수컷 두꺼비가 삑삑 소리를 냅니다. 이는 무엇 때문일까요? 동물들은 크기가 커질 수록 낮은 음역대의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도전자를 물리치고 싶은 기존의 두꺼비는 자신의 소리로 몸집을 과시하며 자신보다 작은 두꺼비에게 겁을 주고자 합니다. 만약 도전자가 듣기에 자신의 몸집과 비슷할 것 같은 소리라고 하면 겁먹지 않고 달려들겠죠. 영상 속 두꺼비들은 엎치락뒤치락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답니다.
2. 노래를 배우고 싶은 명금류와 소음공해
자연의 소리를 담기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는 장이권 교수님은 우리나라에 조용한 곳이 줄어들어 안타까울 때가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DMZ에서도 공사 소리로 시끄러울 때가 있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노란색 턱수염을 기른 듯한 노랑턱멧새의 음원을 들었습니다. 노래하는 명금류들은 이런 인공적인 소음에 더욱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발성 자체는 본능이나 명금류의 노래는 학습으로 얻어집니다. 반대로 매미나 귀뚜라미들은 본능에 따릅니다. 지역별 차이보다는 유전적 차이에 따른 변이로 다른 소리를 내는 경우는 있으나 같은 유전자를 가진 경우에는 동일한 소리를 냅니다. 그러나 학습에 의한 소리를 내는 경우에는 변이가 아닌 방언으로 분류합니다. 사람도 지역에 따라 여러 사투리를 갖게 되죠. 명금류도 지역에 따라 방언을 가지게 됩니다. 평생에 걸쳐 노래를 배우고 자기 영역을 지키는데 쓰기 때문에 소리를 내는 것은 조류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이때 명금류가 서식하는 환경의 소음이 노래 학습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3. 봄의 개엽 시기는 대축제
온대 지역에 봄이 찾아오면 숲에 돋아나는 잎은 연하고 부드럽고 단백질이 많습니다. 영양가가 폭발적으로 가득해지는 순간, 동물들은 이런 잎들을 먹으며 번식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또는 이런 잎을 먹는 곤충이나 조류를 잡아먹으며 포식자들도 번식을 시작합니다. 여름의 진하고 단단한 잎에는 오히려 영양가가 적고 독성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개엽 시기는 온 생물의 축제와도 같습니다. 반대로 열대 지역은 일년 내내 영양가가 비교적 풍부하기 때문에 특정적인 번식기는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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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개구리의 소리
산개구리는 2월의 경칩에 깨어나죠. 금개구리나 청개구리가 월동에서 깨어나는 시기는 4~5월입니다. 습지가 부족한 한국에서 개구리들은 논과 같은 인공적인 습지에서 번식을 합니다. 4~5월에 깨어나지만 마른 논에서 기다렸다가 논에 물을 대는 순간부터 번식을 하기 위해 시끄럽게 울어대기 시작합니다. 생태 시계가 엇갈리는 경우입니다. 이른바 생태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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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비의 소리
오랜만에 제비 소리를 들었습니다. 제비는 사람의 곁에서 살아갑니다. 소중한 알이 담긴 둥지를 사람들의 집에 짓는 몇 안 되는 조류입니다. 일부러 눈에 잘 띄는 곳을 고릅니다. 사람 덕분에 위험한 뱀 같은 포식자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살충제가 없던 시기에 제비 한 쌍이 잡아들이는 농사를 방해하는 해충의 양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농사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해충을 잡아 실제로 풍년을 불러오는 제비를 주제로 흥부와 놀부 같은 전래동화도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요. 살충제를 사용하게 된 후로는 사람들이 더이상 이득을 주지 못하는 제비를 집에서 내쫓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농사를 도와준 제비를 이제는 우리가 도와야 할 때가 아닐까요.
6. 습지의 갈대숲
갈대숲에 사는 개개비 소리를 들었습니다. 갈대는 물을 정화하고 순환하도록 돕습니다. 영양가가 풍부한 이 주변이 야생동물들의 보고라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다양한 서식지 덕분에 하천의 물이 맑아지는데, 더이상 사람의 눈에만 매끈해보이는 공사로 습지를 해치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7. 꿀벌의 소리
꾸룩새연구소를 둘러싼 담쟁이 사진과 꿀벌 소리를 들었습니다. 커다란 담쟁이 잎을 들춰보면 그 아래에 흰 꽃이 가득한데 벌들이 이 꽃을 무지 사랑한다고 합니다. 장이권 교수님은 건물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담쟁이들이 세상을 더 많이 뒤덮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곤충이 모이면 새도 모이고 환경을 풍부하게 해주는 담쟁이 덩쿨을 환영해주세요.
8. 솔부엉이 이야기
남산에 솔부엉이가 번식했다는 이야기 들으셨나요? 어떻게 도심 숲에 솔부엉이가 돌아올 수 있었을까요? 새끼를 먹이기 위해 풍부한 먹이 자원이 필요한데, 소나무가 아닌 참나무 숲이 번성한 덕택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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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노란배청개구리
신종 '노랑배청개구리'가 익산에서 발견되었는데 주변 서식지에 도로를 만들 계획을 세워 멸종될 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익산의 몇몇 환경을 아끼는 분들이 나서서 도로 공사는 무산되었다고 합니다. 환경영향평가가 다양한 각도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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