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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산문_다른 방식으로 사색하기_이지원 (24.8.21) 본문
어김없이 집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탄다. 대흥동에서 한남동까지 가는 110A 버스는 늘 한산해 누구의 간섭과 방해도 없이 갈 수 있다. 창가 자리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요즘 관심사에 대해 생각한다.
요즘 관심사는 글방에 들고 갈 글의 글감 찾기. 한 주 동안 일상에서 얻은 감정, 사물 등을 머릿속에서 단어로 나열해 본다. 아무런 준비물 없이 쓸 수 있는 투명한 보드에 단어를 올려두고 혼자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를 내어 읽어본다. 보통 나의 글쓰기는 ’머리로 사색하기‘에 해당한다. 대중교통을 이동하면서도 이런 문장은 좀 멋있다라던가 전에 다툰 이에게 이런 표현을 썼다면 어땠을까 하며 머릿속으로 문장을 이어 나간다. 장소를 특정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나만의 글쓰기 방식 이외에 다른 방식의 글쓰기도 존재하는데 최근 경험에서 느낀 다른 글쓰기 방식은 아래와 같다.
1. 글 - 행동 이어 나가기
며칠 전 관람한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순간들을 만들어 나가는 주인공 ‘히로야마’의 일상을 보여준다. 주인공 히로야마는 도쿄의 공중화장실 청소부로 새벽에 일어나 자신이 키우는 식물에 물을 뿌린 뒤 커피 한 캔을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낯선 이들이 잠깐 머물고 가는 공간을 묵묵히 청소하는 그는 점심시간 벤치에 앉아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바라보는 것이 그의 유일한 낙이다.
쉬는 날에는 헌책방에서 나무와 관련된 책을 구매하여 저녁에 읽는다. 나무에 관한 글을 읽은 후 매일 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림자를 바라보고 흑백 필름 카메라로 담아낸다.
자신의 관심사인 ‘나무’에 관한 ‘글’을 읽고 이를 바라보고, 카메라로 ‘담는다’는 행위로 글을 글로 이어 나가는 것이 아닌 글을 자신의 ‘행동’으로 이어 나간다.
2. 새로운 매개체를 통한 사색
아트선재센터에서 진행되는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에서 서도호는 타인과의 협업을 통해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생물학자, 건축가 등등 각기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지금까지 이어왔던 직물을 활용한 작품이 아닌 자신이 머물던 장소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거주지를 제안한다. 또 전시장 안에서 작품은 그림,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작품, 영화 등 여러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전시 관람객과의 또 다른 상호작용을 불러온다.
책을 읽는 것은 글쓴이의 감정이나 지식을 통해 독자와 교류하는 하나의 매개체이다. 이러한 매개체 대신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들은 전시 속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자신의 생각을 교류하고 전시장 안에서 작품을 통해 관람객과 상호작용을 하며 지금까지 해왔던 사색의 결과물을 확장해나간다.
읽기와 쓰기는 필연적인 존재이므로 이분법적으로 뭐가 맞고 틀린 지, 좋고 나쁜 점을 완전히 구별할 수는 없다. 책의 존재도 글이 있기 때문이고 글이 존재하기에 책이라는 하나의 형식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읽기와 쓰기 두 가지 방식을 다른 방법으로 나타낼 방법 또한 무궁무진하기에 각자의 글쓰기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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