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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3/04/04 (1)
성북동 글방 희영수
0403 월 / 오늘 뒤 어제 / 긴개
지금을 미루고 있다. 지금은 단지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준비하는 기간일 뿐이라고 되뇐다. 정확히 뭘 준비한다는 건지는 몰라도, 네 머릿속에 있는 그 대단한 미래를 위해 지금은 참아 견뎌내야 해. 하기 싫은 일을 처리하고 소중한 하루하루를 월급으로 교환해야지. 집세 내고 장보고 적금 넣고 공과금 내고 커피 마시고 나면 얼마 남지도 않는 돈이지만 다들 그렇게 살잖아. 징징댈 일이 아니야. 이렇게 말하고 나니 이제 정말 어른이 다 되었다는 걸 느낀다. 어른의 고민을 짊어졌구나. 얼레벌레 살아도 스스로를 책임지고 있다. 닥친 일에서 도망치기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어. 멋져. 대단해. 동시에 분하기도 하다. 결국 이런 어른이 되었네. 세상의 재미있는 일은 다 벌일 것처럼 으스댔잖아...
2021-2023 긴개
2023. 4. 4. 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