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Tags
- 희영수
- 긴개의사자성어
- 버추얼리얼리티
- 사자성어
- 에코샵홀씨
- 길위의인문학
- MPB
- 성북동글방희영수
- 2024길위의인문학
- latin jazz
- 긴개만화
- soul
- 라현진
- bossa nova
- 서평
- 동시대의친구나무새롭게사귀기
- 긴개
- 전시
- (null)
- 성북동글방
- post-treeproject
- 에세이
- 글방
- 단편소설
- 영화
- 성북동
- 드로잉
- Brazilian
- 성북동희영수
- 에로잉
Archives
- Today
- Total
목록2023/01/02 (1)
성북동 글방 희영수
230102 월 / 하이테크C와 내수용 글씨체 / 긴개
받아 쓰지 않은 말은 주워 담지 않은 곡식 낱알. 부족한 여백에 미처 쓰지 못한 정보를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가는 모래처럼 아쉬워했다. 내게 공부란 쓰는 것. 들깨 같은 글씨는 거대한 수료증의 미세한 조각들. 모아놓고 보면 무수한 그라데이션이지만 등지는 순간 재가 되어 희게 날아간다. PILOT사에서 1994년에 출시한 젤잉크펜 하이테크C(HI-TEC-C)는 청소년 시절 나의 토템*이었다. 연약하지만 우아한 파이프형 팁을 가진 이 펜은 바닥에 한 번이라도 떨어트리는 순간 생명이 끝나버리지만, 귀하게 다루기만 하면 여섯 번째 손가락처럼 나와 촘촘하게 연결되어 세밀한 움직임까지 구현할 수 있는 인체 공학적 기계와도 같았다. 잉크를 남김없이 쓴 검은색 0.3mm 펜만 모아도 작은 박스 하나를 채울 수 있을 정도..
2021-2023 긴개
2023. 1. 2.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