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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2/05/18 (1)
성북동 글방 희영수
0516 월 / 오월 찬가 / 긴개
이사 온 동네에서 가장 반가운 건 역시 아카시아 나무다. 출퇴근 할 때 마을버스를 타고 고작 두 정거장을 이동하는 대신, 산을 구불구불 가로지르는 하나의 길을 따라 약 25분 가량을 걸어다니기로 했는데 처음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때는 그들도 조용히 꽃송이를 다물고 있었을 때였다. 그러나 이사한지 일주일이 지나갈 무렵 도저히 코를 킁킁대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진하고 매혹적인 향기가 산 전체에 스며들었고 그제야 이 산 전체에 높이 10미터는 족히 넘을 아카시아 나무들이 서로 손에 손을 잡듯이 빼곡히 자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매년 피어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두 종의 꽃 중 하나가 이렇게 집 가까이 가득하다니 1.6배 오른 월세가 아깝지 않았다(다른 한 종은 수수꽃다리이다). 아카시..
2021-2023 긴개
2022. 5. 18. 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