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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1/07 (30)
성북동 글방 희영수
여자 넷이 난간에 거꾸로 매달렸다. 하늘과 맞닿은 맨 발바닥에 편지가 빼곡하다. 옥수수 익어 터져나온 알알들이 주머니에서 우수수 쏟아져 내려서, 사람들이 정신없이 허리를 숙인다. 깨진 거울에 너무 많은 얼굴이 담겼다.
누군가 꽂아 놓은 창을 함께 뽑아줄 용사를 구합니다. 아무리 나 혼자 노력해도 한 명의 손이 더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인간사의 법칙입니다.
비눗방울이 세상에 잠시 머물다 토도독 사라졌다. 비눗방울의 죽음에 모두들 애통해하며 며칠을 울고 지샜다. 그렇게 자유롭고 투명했던 존재가 우리 곁을 이렇게 빨리 떠난 데 대해 우렁찬 대형집회라도 열어야 분이 풀릴 것만 같았다. 눈이 퉁퉁 부은 사람들이 매일 곳곳에 보였다. 그렇지만 나는 말할 수 없다. 비눗방울이 죽은 뒤에 어디로 가는지. 사실 비눗방울들은 죽은 뒤에 이곳과는 비교도 안될 근사한 곳으로 이동한다. 그 어떤 근심걱정도 없고 모두가 서로를 아끼는 놀라운 세상 말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그대로 전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근심걱정이 없고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세상의 존재를 감히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더위도 힘들지만 친구들을 오래 보지 못하는 것도 역시 답답합니다. 같이 모여서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 나누고 서로 웃고 장난 쳤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물가였으면 더 좋겠고…
기존 하루 24시간에서 1/3인 8시간을 추가하여 하루 32시간을 신청합니다. 검토 후 회신 바랍니다. 도저히 먹을 시간이 없어서 샐러드가 백팩 속에서 상해버렸습니다. 긍정적인 검토 부탁 드립니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구불구불한 길을 달렸어요. 가장 큰 달도 함께였는데 울렁거리는 바다 위로 내 손을 꼭 잡은 채였습니다. 가장 큰 달과 마주친 사람들은 깜짝 놀라 손을 내밀었고 가장 큰 달은 손을 여럿으로 쪼개 모두와 잡았습니다. 밤새 달리고 보니 손에 땀이 슬쩍 배어 바지에 탁탁 닦았습니다. 그 자리에 자란 이끼는 가장 큰 달이 뜰 때마다 하하 웃는데 반가워서일거라 저는 생각해요. 해변의 돌들은 바싹 태운 벽돌 같았고 집에 벽난로를 만들 때 쌓으니 좋았어요. 불티가 파랗게 날려 돌무더기 사이로 스미는 동안 집안이 따뜻해졌어요.
안녕 띄우고 지워 지금 음성인식으로 쓰고 있는데 말로 지우는 법을 모르겠네 그래도 인식이 엄청 잘 된다 오타도 없고 신기해 내 발음이 좋은 건지 기술이 발전 하는 건지 앞으로 바쁠땐 이렇게 써도 좋을 것 같아 지금 양손에 짐이 있어서 쓰기가 힘들 하는데 아주 좋다 바다 쓰기가 얼마나 잘 됐지 어려운 발음은 1번 해 볼게 간장 공장 공장장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잘 그린 기린 그림 와 이 기술을 회의 할 때도 쓰면 좋겠고 내가 평소에 말을 논리적으로 잘 못 한다고 생각 되면 자연스럽게 말해 보고 내 문장을 판단하기 좋을 것 같아 그리고 손이 아프거나 모르겠다 할튼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
그 크래프트 맥주집 입구의 카운터에는 인형이 앉아있었다. 가게에 들어서는 손님들은 제일 먼저 자신을 맞이하는 인형의 푹 찌그러진 얼굴에 흠칫 놀라곤 했다. 단순한 만듦새의 이 인형은 어딘가 조급하고 불안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손님들은 놀란 가슴을 달래려 저마다 격한 감상을 가래침처럼 내뱉으며 지나갔다. 구입할 땐 풍성한 인조모발이 붙어있던 인형은 날이 갈수록 조금씩 머리칼이 숭덩숭덩 빠지고 얼굴의 천이 빛에 바래고 쭈글해지며 저절로 아저씨처럼 변해있었다. 아마 처음엔 젊은 남성 인형이 아니었을까 추측만 할 뿐이었다. 사장은 주변에서 쏟아지는 크고 잦은 불평에도 아저씨 인형을 끝내 카운터에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