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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희영수 (19)
성북동 글방 희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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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단박에 이해할 수 없는 제목이다. 내용 또한 서너 번 통독했지만 여전히 어렵다. 누군가 한줄평을 써달라고 하면 끊기지 않는 하나의 문장으로 A4 용지를 전부 채울 것 같다. 오키나와 생활사를 연구하는 사회학자 기시 마사히코가 쓴 이 책은 2016년에 출판되어 2023년에도 팔리고 있다. 작가가 사회학자라고 해서 책을 관통하는 어떤 커다란 사회학적 연구 주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주제와 이론, 표본 같은 것들의 사이로 삐져나온, 이를테면 패딩에서 탈출한 거위털 같은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연구자료를 제공하던 구술자, 일상에서 우연히 알게 된 사람,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이 들려준, 혹은 자신이 직접 겪은 도무지 일반화할 수 없으며 소설가도 미처 떠올리지 못할 기묘하고 ..
요즘도 풋살 안 하는 사람이 있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올해 7월 처음 공을 차본 풋내기 주제에 지금은 일주일에 7일 풋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풋살(Futsal)은 국제 축구 연맹(FIFA)이 공인한 실내 축구의 한 형태로, 열한 명의 선수가 한 팀으로 뛰는 축구와 다르게 보통 다섯 명이 한 팀을 이룬다. 풋살공은 축구공보다 조금 작고 무겁다. 주말에 풋살을 한다고 하면 몇몇 사람들은 ‘골때녀’를 재밌게 본 팬이냐고 묻기도 한다. 아니오. 2021년부터 SBS 방송국에서 방영 중인 여성 축구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은 한 번도 본 적 없습니다. 그보다는 2018년에 민음사에서 발행한 김혼비 작가의 책,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에서 영향을 받았다. 책이 어땠길래? 사실 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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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가 죽었다는 사실을 아는 친구는 세담뿐이다. 새로 이사한 집에 세담이 놀러 와 호두는 어디 있냐 물었을 때 차마 숨길 수 없었다. 그 말을 하는 데 자꾸만 발음이 뭉개졌다. 내가 우는 것보다 빠르게 세담의 눈가가 벌게졌다. 그 뒤로도 다른 사람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몰랐고, 상대에게서 무슨 말을 듣고 싶은지도 몰랐다. 사실 어떤 말도 듣고 싶지 않았다. 호두는 지금에서야 반려동물 이름으로서는 좀 흔한 축에 속하지만, 십삼 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게다가 호두는 호두라고밖에 부를 수 없었다. 당시 초등학생 때부터 키우고 있던 시츄 마루와 새로 데려온 어린 고양이를 잘 지내게 하려면 이름이라도 그렇게 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스크림 이름에서 따온 마루와 호두, 호두와 마루...
민증을 발급받은 후로 열 번의 이사를 다녔다. 짐을 풀어 그 위에 먼지가 두껍게 쌓일라치면 다시 짐을 꾸리는 식이었다. 이전에 살아본 적 없는 동네들로 새 길을 내며 줄기차게 흘러 다녔다. 그러니까 변화를 두려워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 중에서 고르자면 나는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모든 번잡합을 견디지 못했을 테니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 이사를 많이 다닌 것인지, 이사를 많이 다녀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인지는 따져볼 일이다. 이사를 기준으로 변화에 대한 적응성을 평가하자면 그렇다는 말이고. 내가 변화에 빨리 적응하는 사람이라면, ‘빨리’는 어느 정도의 기간을 뜻할까. 한 달 전 나는 책방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었다. 어느 날 스위치를 달칵 켜듯 느닷없이 대출을 받았고 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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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세 번쯤 다시 태어났을 무렵의 일이다. 유예했던 불안이 마감 기한을 알리러 찾아왔다. 똑똑똑, 이러고 계실 때가 아닙니다. 똑똑똑,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똑똑똑, 모르는 체하셔도 소용없습니다. 모르는 체하는 것으로 사라질 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불안은 끈질기게 내 뒤를 지킨다. 어디든 가보세요. 어디든 따라갑니다. 당신이 두려워하던 그 일이 일어날 때까지, 일어나지 않는다면 반드시 일어나도록 만들어드립니다. 불안은 떠올리는 만큼 힘을 얻는다. 점점 실제에 가까워진다. 피하고 싶던 일이 결국 벌어지게 만드는 것은 나에게 달렸다. 무시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참지 못하고 눈을 마주쳐버린다면 불안이 내 손을 잡고 그 소용돌이 속으로 끌고 들어가리라. 나약함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