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글방 희영수

PTP 1회. 조경가와 함께하는 서울숲 탐방. 24.6.8. sat. 10-14:00. (3) 본문

post-tree project; 동시대의 친구 나무 새롭게 사귀기

PTP 1회. 조경가와 함께하는 서울숲 탐방. 24.6.8. sat. 10-14:00. (3)

긴개 2024. 9. 21. 17:20

 

멈출 수 없는 열정 

 
 
광야 숲은 자생식물 위주로 조경되어 있다.
밤에 광야숲을 찾은 사람들은 이 고목 속에 숨겨진
조명으로 낯선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말라버린 산수국. 식재 시 화분 흙이 뜨거나
뿌리가 마르면 이렇게 될 수 있다. 
 
 
분해자의 자리까지 마련된 광야숲 한 구석.
숲의 일부인 균류의 역할도 떠올릴 수 있다.
 
 
 
한반도 온대림을 대표하는 관중은 고사리를 닮았다. 
위 사진처럼 잎이 어긋나면 관중, 마주나면 고사리이다.
관중에는 털이 있으며 끝이 뾰족하다. 집단으로 자란다.
 
 
옥잠난초. 기사를 검색하다보니 연녹색이라 포커스
맞춰 촬영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내 사진 역시 잎만
선명히 찍혀있다. 자생종인 야생란인데 꽃은 지금
5-7월에 핀다고 하니 빨리 가서 관찰하시길 권한다.
 
 
 
매화헐떡이풀은 북미에서 온 귀화식물로 자생종이 아니다.
검색하다보니 꽃은 매화헐떡이풀이 맞는 듯 한데
잎 모양이 좀 다르다. 내 사진은 잎이 둥글하고 다른 사진에선
잎의 오목한 부분이 훨씬 두드러진다. 잎의 변이가
다양해서인지, 동정을 잘못한 것인지 모르겠다.
 
 
 
 
올괴불나무. 붉고 둥근 열매가 5-6월에 붉게 익는다.
추위 적응 위해 부드러운 털이 잎에 가득 났다. 
영재 님이 마치 아기 귀처럼 부드럽다고 해서
만져보는 사람마다 정말 그렇다며 탄식을 내질렀다.
 
 
 
붉은 보랏빛 꽃이 5-6월에 피는 자란. 열매 자리가 
보이지 않아 벌써 꽃이 진 것인지, 아직 안 핀 것인지 
모르겠다. 제주도와 남쪽에서 자라던 풀이기에 서울
에서 발견 시 의아할 수도 있다. 자란을 살리기 위해
겨울에 낙옆 두껍게 깔아준다고 한다. 
 
개쉬땅나무 역시 영재 님이 '제일 좋아하는' 식물 중 하나.
이제 '제일 좋아하는' 표현이 나오면 다들 그러려니 한다.
그래도 정말 예쁘긴 했다. 설명을 예쁘게 해주셔서 더 
그렇게 느껴진다. 누가 얼마나 애정을 담아 소개하느냐에
따라 오래 기억할 수도, 두 번 다시 떠올리지 못할 수도 있겠다.
꽃봉오리가 작은 진주알이 알알이 맺힌 듯한 모습이다. 
 
 
 
 
 
식물에 곤충이 알을 낳으면 식물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며 벌레혹(충영)을 만든다. 개쉬땅나무 잎에 가시
처럼 튀어나온 곳이 있기에 뒤집어 보니 정말 누군가의
​'집' 같은 것이 있었다. 
 
 
 
 
 
껍질에 독성이 있는 열매를 빻아 물고기를 떼로 죽일 수 있어
때죽나무라고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반면 영어 이름은
Snowbell로 5월에 핀 흰 꽃들이 아래로 대롱대롱 달린 모습에서
지어졌다. 열매는 9-10월에 익으며 곤줄박이가 특히 좋아한다.
먹다 남은 것은 주변에 숨기기도 한다니 때죽나무 숲의 주인은
곤줄박이가 아닐까 한다.
 
 
 
자연에서 종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곳은 아무래도 물 근처라고. 
노랑어리연이 흐르지 않는 연못에 자리를 잡았다면
위 사진처럼 물살과 깊이가 있는 곳에는 가래가 산다. 
6-9월에 꽃이 빽빽하게 달린다니 다음 탐방 때 꼭 확인해보면
좋겠다. 
 
 
동백과 비슷하게 생긴 흰 꽃이 피는 노각나무. 
수피 무늬가 아름다워 관상수로 많이 기른다. 
 
 
 
 
붓꽃과의 자생종 보라색 꽃창포가 피었다. 
꽃잎 가운데 노란색 반점이 있다고 하는데 
멀어서 확인하지 못했다.
 
 
 
비비추는 음지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잎이 너무 커서 좀 징그럽게 느껴진다.
 
 
뜰보리수나무의 잎 뒷면은 은색이다. 6-7월에 빨간 열매가 
익으며 직박구리가 참 좋아한다고 하니 운이 좋다면 
다음 탐방 때 확인해볼 수도 있겠다.
 
 
 
가짜 뿌리인 기근이 숨 쉬려 땅에 올라왔다.
지반이 연약해 지지대 역할을 한다고 보기도 한다.
기근은 메타세쿼이아엔 없고 낙우송에만 있다고 하니 
둘 중 어떤 나무인지 헷갈릴 땐 기근을 확인하면 되겠다.
그러고보니 가족마당 메타세쿼이아 근처에는 정말
기근이 없었네. 
 
 
 
개망초에 무당벌레가 많았다. 위 사진에
무당벌레 약충, 번데기, 성충이 전부 보인다.
무당벌레도 변이가 많다고 하는데 더 많이 
비교해보고 싶다.
 
 
이게 바로 고뢰쇠나무. 이 수액을 끓이고 졸이면 바로
메이플 시럽이 된다. 단풍나무치고 꽃이 화려하다는데
내년 4월 초까지 기다렸다가 꼭 확인해보라.
 
 
서울 뚝섬 문화예술공원에서 생태숲으로 넘어가는 길에 
사슴을 기르는 곳이 있다. 
 
 
노랑어리연 꽃이 작은 별처럼 피어있는 습지. 
새들이 쉴 수 있도록 말뚝을 세워놓았다.
 
 
낭아초는 중국에서 온 귀화식물. 
콩과 식물로 뿌리에 질소를 모아주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있다.
이 박테리아 덕분에 공기 중 질소를 땅에 붙잡아 
식물을 잘 키워내는 주성분이 된다. 
1912년 독일 프리츠 하버가 질소를 고정하는 방법을 발견해
화학 비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 이후에는 박테리아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지만 그 전까지는 농경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장장 네 시간에 걸쳐 비를 맞다 말다 하며
서울숲을 돌아다닌 ptp 멤버들. 
 
 
 
신영재 조경가의 세심하고 친절한 안내 덕분에 
자주 왔던 서울숲도 다르게 보이고
또 처음 온 서울숲이 이렇게 멋지다는 걸 느낄 수 있었던
ptp 제 1회를 무사히 마쳤다.
 
이 날은 영재 님의 안내를 따라 비교적 수동적 자세로
숲을 탐방했지만 다음 회차부터는 우리가 직접 
생태예술의 개념과 방식을 창작하며 숲을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또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독서 토론과 강의,
창작 워크숍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안정민 텃밭지기와 우소아 작가의 준비, 답사 등으로
다친 사람 없이 프로그램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모두의 노고, 촬영, 기록, 기어다님, 웃음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