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글방 희영수

PTP 2회. 생태 관계 지도 제작하기. 24.6.15. sat. 11-14:00. 본문

post-tree project; 동시대의 친구 나무 새롭게 사귀기

PTP 2회. 생태 관계 지도 제작하기. 24.6.15. sat. 11-14:00.

긴개 2024. 9. 21. 17:53

 
길위의인문학 도움을 받은 
Post-tree project 제2회
 
: 생태 관계 지도 제작하기
 
 
6월 15일 토요일 11시부터 14시까지, 
팀SS(우소아 작가, 안정민 텃밭지기, 희영수 글방지기인 
나)와 PTP멤버들이 대면과 비대면으로 만나 생태와의 
관계를 이야기했다. 
 
 
 
 
 
이 날 하루만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했다.
꿩 대신 닭, 줌 대신 네이버웨일로 참가해준 
비대면 참가자들께 감사드린다.
 
 
 
 
 
 
 
 
우선 지난 주 첫 회 참가 후기를 한 명씩 이야기했다.
비대면 참가자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식물을 잘 만져본 적이 없던 유정 님은 지난 주 잎과
나무의 낯선 촉감이 신기했다고 한다. 탐조하며 쌍안경
으로 세상을 볼 때도 재미있었지만 루페는 감격스럽기
까지 했다고... 도시 안에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선민 님은 지난 주 영재 님의 '식물=기계' 표현을 듣고
17세기의 식물학적 논의 연구에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소아 님도 기계를 새롭게 정의하게
되었다며 끄덕끄덕.
 
예진 님은 생태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영재 님)을 가까이
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고. 외국에서 들여온 귀화종을
관찰하며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작업해볼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문열 님이 50여 종의 생물을 관찰하며 느낀 점을 
들려주셨는데, 이야기를 너무 잘해서 듣다가 그만
필기를 하나도 안 해버렸다. 감탄만 해버린...
뭐라고 하셨는지 기억 나는 분은 댓글을 좀 달아
주세요.
 
 
호크마 님은 루페에 푹 빠져 길가의 화단을 열심히
관찰했더니 관리인이 그 모습을 보고 기뻐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셨다. 성인이 되고 이렇게 동심을
되살릴 수 있어 좋았다고.
 
유진 님은 "무지는 무지무지 기쁜 거야."하는 명언을 
남겼다. 잘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서울숲을 즐겁게
탐방할 수 있었다고. 예진 님처럼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을 보는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수은 님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루페로 세상을 보게
해주고 싶었다고. 너무 즐거웠기에 다음 날 바로 
남산공원에 가서 배웠던 식물을 다시 관찰했다고 한다.
 
재혁 님은 서울숲을 오랫동안 오갔는데 운영 
주체가 바뀔 때마다 숲의 특성이 변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번 운영사는 유독 공원 구석구석에
손을 많이 대는 듯 하다고. 외래종을 너무 많이 심느라
오히려 죽은 공간이 늘어나 아쉬워하셨다. 사람이 
닿지 못하는 공간도 잘 보존해야 생태 다양성을 더
잘 보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말에 끄덕끄덕.
 
그러고보니 서울숲 관련 자료를 찾으려고 하면
이미 사라진 홈페이지라고 뜨는 경우가 많은데
운영 주체가 계속 바뀌었기 때문이라면 정말
바보같다. 어쨌든 시민의 숲인데 공공자료는 꾸준히
한 곳에 아카이빙 해야 하지 않을까? 운영 주체와 
공공자료의 보존을 분리해주었으면 좋겠다.
 
주영 님은 글을 쓰며 자신과 세계를 둘러싼
언어에 대해 고민하던 참이라고. 생태를 잘 알고
이름을 불러주면 세계를 명확히 볼 수 있게
만들어주지 않겠냐고 했다. 
 
지난 백권야행 때 희영수에서 함께 읽은 
『자연에 이름 붙이기』가 떠올랐다. 분류학자들
에게 모든 걸 맡기는 대신 우리가 직접 생명의 이름
을 찾아봐야 한다고, 그래야 우리가 사는 이곳이 
어떤 특성을 지녔는지 제대로 알고 사랑할 수 있다는 
책이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라. 관심 
없어도 사실 우리 ptp 멤버들이라면 억지로라도 
읽게 만들고 싶은 책...ㅎ
 
캐나다에 잠시 머물 때는 사람 사는 곳이 곧
자연이어서 생태를 매순간 느낄 수 있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길가의 화단 정도가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몇 안 되는 생태여서 아쉽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게 주영 님 맞나요?
맞으면 넘어가고, 아니라면 댓글 달아주세요 호호.
 
이정 님은 지난 주 우산을 쓰고 사람이 많아서
소리가 잘 안 들려 답답했다고 한다. 다음 번 
서울숲에 갈 땐 작은 마이크를 들고 가야겠다.
 
지난 주 탐방에 참가 못한 수정, 메이, 지흔 님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함께 해보겠다는 말 정도로 마무리.
 
 
 
 
 
이 날 하이라이트인 소아 작가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생태, 자연, 환경 무엇에도 관심 없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또 그것이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했다.
 
 
 
 
작년부터 그는 기후를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날씨앱을
사용하는 대신, 매일 창문을 통해 날씨를 관찰하고
온몸으로 느낀 다음 하루 동안의 날씨를 미리 예측
해보고 있다고. 그러다보니 점점 기후 감각이 예민
해지고 공기의 냄새가 변하는 것까지 지각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일상에서 모든 감각을 사용해 세계를 느끼고
또 재해석하고 있다. 작가란 이렇게 삶 자체를 예술의
한 과정으로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된, 
내가 우소아 작가를 존경하는 이유를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던 멋진 강연이었다. 
 
 
 
 
 
강연에 진지하게 빠져든 멤버들의 모습.
 
 
 
 
 
 
 
 
 
 
강연 후 멤버들이 자신과 생태가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 그 단어를 고르고 정의해보았다.
이미지, 글, 그림으로 자유롭게 표현해보는 시간을
잠시 가진 뒤 한 명씩 발표를 시작했다. 
 
 
 
 
선민 님에게 생태는 아직 타자로 존재한다.
주영 님에게 생태란 페스츄리 같이 입체적인 이야기.
 
수정 님은 생태를 생각하며 짧은 시간 동안 산문을
써주셨다. 
 
 
 
 
지흔 님은 생태 속에 자신이 비집고 들어가는 모습을
표현하며 아직은 이름 불러주기에 그치는 관계성을
이야기했다.
 
 
 
예진 님과 생태는 친구 맺기의 과정에 있다.
 
 
 
이정 님은 생태를 끝난 상태가 아닌 과정으로 보았다.
 
 
 
 
호크마 님은 나무가 커뮤니티를 이루며 지혜를 가졌
다고 보았다.
 
 
 
정민 님은 생태는 가족이며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가족이란 남들이 보지 않을 때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
라고 했다는데, 그래서 생태를 어쩌고 싶다는 말씀
이신지요...?!!! ㅋㅋㅋㅋㅋㅋ
 
 
 
 
 
 
나는 모두가 주체이며 각자의 파동을 지녔으며
그것을 입체로 표현하면 오른쪽처럼 더 층층이
얽히고설키는 모습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또한 그 어느 것도 무게가 다르지 않다고 보았다.
 
 
 
 
 
 
메이 님은 이미지적 동물 - 가족으로써의 동물 - 
도심의 동물 - 동물원의 동물 - 자연의 동물 등으로
점점 넓어지는 생태 반경에 대해 그리고 썼다.
 
 
 
 
 
 
문열 님은 생태를 이해하기 위해 
생태가 아닌 것은 무엇인지, 또 인간적 사고를
벗어나 생태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전개를 펼쳤다.
 
 
 
 
소아 님의 현재 생각들이 전부 모여있다.
하나하나 살피다보면 평소의 말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느낀다. 
 
 
 
 
 
 
수은 님은 영원성을 주제로 작업해오다가
변화와 사라짐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유진 님은 종이를 접어서 자국이 난 위치에
문양 같은 이미지들을 그려넣었다. 그림이 멋져
집중해서 봐놓고는 정작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까먹었는데, 기억나는 분은 댓글로 써주시면 좋겠다.
 
 
 
 
 
 
재혁 님은 페이퍼 아티스트답게 종이비행기를 
하나 접었다. 그리고 개멋진 말을 소개해서 모두가 
저절로 박수를 치고 말았는데...
 
독일의 미생물학자 파울 에를리히Paul Ehrlich가 
제안한 Rivet popper Hypothesis에 따르면
생물종 하나가 사라지는 것은 비행기에서 나사못을
하나 제거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생태 다양성 위기의 심각성을 한 문장으로 전달하는
효과적이고 섬뜩한 비유였다. 이 빨간 비행기가
오래도록 멀쩡히 날아갈 수 있도록 우리 승객들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인지는, 이제 모를 수가 
없겠지.
 
 
 
 
 
 
The 'rivet popper hypothesis' of Paul Ehrlich
 
The 'rivet popper hypothesis' of Paul Ehrlich 
is an analogy where the ecosystem is compared to 
an airplane and species are compared with the rivets. 
In an aeroplane (ecosystem) various parts (components 
of an ecosystem) are joined together by thousands 
of rivets (species).
 
Removal of rivets from the airplane
 
If every passenger travelling in it starts pulling out 
a rivet to take home, it may not affect the safety 
of the flight initially. Hence, loss or extinction of 
a few species from the ecosystem initially will not 
create any threat to the existing species.
 
Removal of rivets from crucial parts
 
But as more and more rivets are removed, the plane 
becomes dangerously weak over a period of time. 
Removal of rivets of a crucial part like wings 
(equivalent to keystone species) will pose a serious 
threat to the safety of flight.
 
This means that the extinction of key species 
(rivets on the wings), which are performing a major 
function in that ecosystem, will become a threat to 
the safety of other species (flight safety compromised).
 
 
 
 
 
다음 주는 다시 생태 감각 키우기 위한
서울숲 탐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어떤 식물과 관계를 맺고 가까워지고 싶은지
먼저 궁리해보는 한 주 보내시길.
 
매번 기꺼이 시간을 내서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또 경청해주는 ptp 멤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