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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0920 월 / 서울대공원의 희희양양한 추석 풍경 / 긴개의 사자성어 본문
희희양양 [熙熙壤壤]
빛날 희 / 흙 양
1. 여러 사람이 여기저기 번화하게 왕래하는 모양
2. 왕래가 잦은 모양
추석 연휴의 서울대공원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9월의 햇살이 내리쬐는 곳마다 깨끗하게 소독해 준 덕에 나뭇잎은 반짝거리고 수면은 맨들맨들했습니다. 잔인했던 여름의 기세는 추욱 수그러드는 듯 하다가도 때때로 얼마 남지 않은 힘을 쥐어짜며 열기를 내뿜었습니다. 말랑말랑한 우리들은 그 때마다 깜짝 놀라 미간을 찡그리며 나무 아래로 달아나야 했습니다.
스카이 리프트를 타고 높게 올라가 본 서울대공원은 남쪽으로 매봉산, 동쪽 청계산, 북쪽 우면산, 서쪽 관악산에 둘러싸여 있고 속으로는 과천 저수지를 품고 있어 어딘가 세속과 분리된 채 영들만 존재하는 동산에 온 듯 했습니다. 공중 그네에 앉아 내리쬐는 햇빛에 몸을 말리다 보면 동물원 입구로 중간 하차할 수 있습니다. 오래 자란 커다란 나무가 많아도 햇빛을 전부 피하기엔 부족했습니다. 습한 열기에 혼미하다가도 어색할 정도로 푸른 하늘과 초록들에 감탄하며 다시 일어나 걸었습니다.
동물원을 찾은 손님들의 대부분은 아이를 동반한 한국인 가족들과 동남아시아에서 온 듯한 외국인 남성 무리였습니다. 어딘가 글로벌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한국의 명절 풍경입니다. 아이들과 동남아 외국인들이 유리창에 다닥다닥 붙어 티비에서만 보던 동물들을 실물로 구경했습니다. 동물들은 나른하게 미쳐있어 구경하는 우리들마저 활기를 빼앗기는 듯 했습니다.
친척들과 왕래하는 대신 친구들과 희희양양한 유원지에 방문했던 오늘은 지금까지의 추석 중 유일하게 시간 가는 게 아까웠던 날이었습니다. 이런 새로운 전통을 여럿 만들어 가야 우리도 명절에 적극적인 하나의 주체가 되지 않을까요. 연말이나 크리스마스, 설날 등에도 해봅시다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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