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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0916 목 / 인간 사회 속 현대 비둘기의 생활방식개선 대토론 / 긴개 본문
비둘기들은 고양이들이 얄미웠다. 고양이는 매일 햇볕 잘 드는 슬레이트 지붕 위를 차지했고 때때로 동네 사람들에게 먹이를 얻어먹었다. 주기적으로 신선한 물도 마실 수 있었고 부드러운 손길로 예쁨받기도 했다. 그에 비해 비둘기들은 먹이를 찾으러 길 위를 구석구석 헤집고 다닐라치면 꼭 누군가의 발길질이 훼방을 놓곤 했다. 그나마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은 제 먹을 것도 부족한 노숙자 뿐이었다. 더러운 노숙자와 비둘기 무리를 본 사람들은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으며 멀찍이 떨어져 갔다. 비둘기들은 처지가 다를 것 없는 고양이에겐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에게 불만을 느꼈다. 비둘기에 대한 인간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방안 모색 대토론이 전철역 지붕에서 열렸다. 우선 내부적인 자정 작용이 필요하다, 우리가 인간에게 뭘 반성해야하는가, 공생이란 그런 것이다, 굴욕적이다, 약육강식의 세계란 그런 것이다- 등 다양한 의견이 토론에서 제기되었다. 이를 목격한 시민들은 비둘기 유해동물 지정 여부에 대해 시청에 민원을 넣었다. 일이 커지기 전에 대충 처리해야겠다고 판단한 공무원들은 쥐약을 섞은 새모이 여러 포대를 지붕 위에 흩뿌려놓았다. 뒤이어 열린 인간사회 속 현대 비둘기의 생활방식개선 대토론 2회는 시작하기도 전에 참가자들의 반 이상이 즉사함으로써 급하게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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