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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0201 월 / 그림 / 긴개 본문
기껏 그려놓고
다시 보면 어색하고 낯설다.
다른 사람 그림을 보는 듯.
몇 시간을 끙끙 붙들고 있었으면서
한 획 한 획 직접 그어놓고
친구를 못 알아보는 사람처럼 무서워.
내가 생각하는 것과
내가 행동하는 것과
내가 만들어낸 것과
남이 본 내 그림이
전부 다르다.
서로 간신히 이어져있다.
녹슨 사슬처럼 보이는 젤리로 나는 사고하고 결정한다.
남들은 나를 어떻게 나로 알아볼까.
나는 내 그림도 나도 헛갈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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