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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0129 금 / 생산성 / 긴개 본문
1.
원시시대에 태어났다면 난 부족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
근력이 부족해서 근거리 사냥 부적합.
시력도 떨어져서 궁수 부적합.
불 피우고 고기 굽다가 눈 매워서 울었을 테니까 요리도 부적합.
가죽을 뼈바늘로 꿰매고 기워서 입히는 건 잘 했을까.
다른 부족이랑 싸우지 말고 대화로 풀자고 말리다가
더 열받아서 제일 앞에서 창을 던지고 제일 먼저 죽었을까.
과일은 잘 따고 물은 잘 길어왔을까.
그래도 부족 사람들이랑 같이 먹고 마시고 잤겠지.
현대 사회에서는 개인이 개인을 먹여 살려야 해서
나는 부적합한 것들을 전부
해내려고
생각만
하다
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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