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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3/10/23 (1)
성북동 글방 희영수
[단편소설] 선우야 결혼 축하해_ 긴개 231023
방미선은 포장 이사를 부를 걸 하고 벌써 수십 번째 후회했다. 이삿짐을 일일이 싸는 것도 징그럽게 힘들었지만, 지저분한 집을 직접 청소하고 다시 그 꾸러미들을 푸는 것 역시 끝이 없을 것처럼 힘들었다. 새 집은 이전보다 월세가 훨씬 저렴하지만 그 대신 몹시 낡았다. 미선이 어릴 때나 유행했던 알루미늄 창틀을 용케도 지금까지 달고 있다. 게다가 문은 또 어찌나 많은지, 이곳저곳 열 때마다 새끼 고라니처럼 끼익 끼익 비명을 질러댔다. 돈만 아쉽지 않았어도 이렇게 다 쓰러져가는 주택으로 올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사 온 첫날 밤, 미선은 안방 구석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새로 바른 벽지 아래로 직사각형 모양으로 움푹 파인 자국이 있었다. 허리를 수그리면 그 직사각형 안으로 몸이 통과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2021-2023 긴개
2023. 10. 23.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