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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3/05/29 (1)
성북동 글방 희영수
0529 월 / 호두 투병 일지(2) / 긴개
나는 잘 지낸다. 우리 집 첫째 호두가 간암에 걸렸지만 밥도 맛있게 먹고 잠도 푹 자고 웃기도 잘 웃는다. 마음 따뜻한 주변 사람들에게 받은 위로와 선물이 무색할 정도다. 이렇게 잘 지내는 모습은 내보이기가 민망하다. 자기 고양이가 아픈데 행복하게 지내는 주인이라니 정나미가 뚝 떨어져 멸시를 받을지도 모른다. 공감과 동정을 느끼는 뇌의 신경망이 전부 코털가위로 싹둑 잘리기라도 한 걸까. 나조차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 나는 누구일까. 호두가 소중하고 고맙고 어쩌고 줄기차게 떠들어댄 사람이 나와 동일인물이 맞는가. 하늘은 무심하기도 하지. 호두 주인은 참 무심하기도 하지. 반려동물이 아플 때 재활이나 한방 치료 등과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기초적인 검사와 진료만으로 인한 병원비가 얼마나 들 것인지 계..
2021-2023 긴개
2023. 5. 29.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