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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2/12/27 (1)
성북동 글방 희영수
1226 월 / 조동아리 / 긴개
재미있는 대화를 나눌 사람이 줄었다. 몰입의 성과를 빅파이만큼이라도 얻은 사람들은 자기 자랑 읊기에 바쁘고, 삶의 낙이 없는 사람들은 삿갓조개처럼 입을 다물었거든. 떠드는 사람들은 자기가 너무 잘났고 입 다문 사람들은 들어줄 여유가 없으니, 이것 참 팽팽한 줄다리기 같다고 해야 하나 느슨한 컨베이어 벨트 같다고 해야 하나. 떠드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만족할 만한 대화를 올해 몇 번이나 했던가. 대화가 재미있었다면 내가 너무 떠들었기 때문이고, 재미없었다면 나보다 상대가 더 떠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래서 월드컵이 재미있었나 보다. 입 닫고 멍하니 굴러가는 공만 보면 되니까. 메시가 잔디 위에서 공을 차고 뛰는 모습만 봐도 충분하니까. 예전의 대화들이 정말 재미있었나? 혈기 왕성했던 그때 흩뿌렸던 말들..
2021-2023 긴개
2022. 12. 27.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