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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2/04/25 (1)
성북동 글방 희영수
0425 월 / 오메기떡 긍정편 / 긴개
환승할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에 서 있던 5분 동안 문득 생각했다. 어떻게 두 발을 딛고 서있는 걸까. 발바닥과 복사뼈, 무릎 관절과 배꼽 아래가 전부 토도독 흩어져 쓰러질 수도 있잖아. 발아래, 신문을 펼친 정도의 좁은 땅은 언제든지 계란 껍데기처럼 잘게 조각나 그 사이로 스르륵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저 멀리 걸어가는 사람들의 발아래는 크고 단단하고 두꺼운 지구가 받치고 있다. 축축하고 더운데 사람들 뒤로 아지랑이가 보인다. 걱정 없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뒤로도 바쁘게 가버리고, 나는 몸을 멀쩡히 세워놓고도 자꾸 떨어지는 기분이다. 노트북이 든 가방이 어떻게든 나를 땅에 메다꽂을 것만 같고. 대체로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왜냐하면 선택지가 둘 뿐이기 때문이다. 너에게 일어난 사건들을 긍정적으로 볼래..
2021-2023 긴개
2022. 4. 25. 2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