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성북동글방
- 단편소설
- 영화
- 희영수
- 버추얼리얼리티
- latin jazz
- 2024길위의인문학
- soul
- 서평
- 길위의인문학
- 사자성어
- 전시
- bossa nova
- 성북동희영수
- 드로잉
- 긴개의사자성어
- 동시대의친구나무새롭게사귀기
- 에코샵홀씨
- 긴개만화
- 에로잉
- MPB
- 에세이
- 성북동
- 긴개
- 글방
- 라현진
- (null)
- post-treeproject
- Brazilian
- 성북동글방희영수
- Today
- Total
목록네발짐승 (2)
성북동 글방 희영수

친구가 키우던 개의 죽음을 말할 때마다 내가 눈물을 참지 못하는 바람에 이야기는 여러 번 중단되곤 했다. 동물병원에서 장례식을 치러준 뒤 유골을 어느 나무 아래에 묻었다는 것까진 잘 들었지만 그 이상은 기억나지 않는다. 당연히 슬프다는 이야기로 끝났겠지. 하지만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타다닥 다가오는 발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는 걸 깨달을 때마다? 배변 봉투와 리드줄은 여전히 현관에 걸려있는데 함께 밖에 나갈 개가 없다는 걸 깨달을 때마다? 가족을 잃은 친구의 기분이 어떠했는지 가능한 성심성의껏 귀담아 들어야 마땅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러고 싶지 않기도 했고. 남의 개가 죽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모르겠다. 반려동물이 없는 사람이라면 남의 일로 생각하기 때..
혼자 점심을 먹으면 반 공기를 남긴다. 퇴근 즈음엔 허기에 사로잡힌다. 머리도 잘 돌아가지 않는다. 집에 돌아가 멍멍이 산책 후에 저녁을 먹으려면 두 시간은 지나야 한다. 그때까지 못 기다려. 이른 저녁을 배달시켜 허겁지겁 먹었다. 몇 입 삼키기도 전에 가슴이 턱 막힌다. 먹은 그릇을 씻는 도중에 몇 번이고 가슴을 쳤다. 보안키를 찍고 회사를 나와 곧바로 편의점에 갔다. 까스활명수 한 병에 천 원. 편의점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전부 들이킨다. 병은 길가 전봇대 아래에 쌓인 분리수거 봉투에 쏙 집어넣었다. 답답한 가슴은 뚫릴 기미가 없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방을 내려놓고 멍멍이랑 오십여 분을 걸었다. 나는 죽상인데 멍멍이는 신나서 히히 이리 뛰고 저리 뛴다. 남산 아래도 돌고 전망대도 다녀왔다. 그제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