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글방 희영수

PTP 6-7회. 『애니미즘과 현대 세계』, 『나무처럼 생각하기』 읽고 토론하기. 24.8.3/ 8.17. sat. 11-13:00. 본문

post-tree project; 동시대의 친구 나무 새롭게 사귀기

PTP 6-7회. 『애니미즘과 현대 세계』, 『나무처럼 생각하기』 읽고 토론하기. 24.8.3/ 8.17. sat. 11-13:00.

긴개 2024. 9. 21. 21:16

 

 

 

길위의인문학 도움을 받은 제6회

post-tree project

: 『애니미즘과 현대 세계』 독서 토론

 

8월 3일 토요일 11-13:00 

희영수에서 독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의 도서는 유기쁨의 『애니미즘과 현대 세계』

 

팀SS(우소아 작가, 안정민 텃밭지기, 

그리고 희영수 글방지기인 나)도 함께! 

 

 

 

 

사진 찍는다고 하니 괜히 질문하는 척하는 재혁

 

 

 

 

 

유기쁨 작가의 책을 미리 읽고 온 다음

정리한 자료를 보며 함께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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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미즘과 현대 세계』 1-4장 요약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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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미즘과 현대 세계』 4-6장 요약자료

 

 

이 책 좋았기 때문에 나는 따로 글을 올리겠다. 

일단 다른 멤버들의 의견을 정리해 올리자면

 

 

 

 

 

유진

애니미즘적 감수성을 기르기 위한 노력 - '소리사람'을 환대하기.

템플스테이 내내 나의 호흡을 좋아하는 날벌레의 소리가 지독하게 따라다녔다. 매미 소리는 쉼 없이 발작 중이다. 소등 후 잠을 못 이루어 귀는 온전히 열어두었다. 방사장 방음이 약한 덕분에 밤새도록 누군가의 공짜 오케스트라를 들을 수 있었다. 백색 소음처럼 쉬지 않는 "찌르르르" 배경음도 있고, 박자에 맞게 규칙적으로 들리는 음도 있다. 간간이 즉흥적으로 튀는 솔로 음을 내는 친구도 있는데, 방사 내부로 잘못 들어온 날갯짓으로 추측해 본다. 건너편 여자는 자기 직전 몸서리를 쳤다.

에어컨이 잠에 들자 어디선가 "치르륵-, 타닥" 소리가 났다. 창문에 박아서 떨어진 소리일까. "차자자작" 바닥을 훑어 머리맡을 지난다. 어둠은 그 자체로 여러 존재에 대한 상상을 자극한다. 어떤 곤충사람인지는 몰라도 가까이 왔다 사라진다. '조심히 가세요.'

잠에 들락 말락 영혼이 나갈락말락 하는데, 갑자기 불협화음이 들렸다. "가아아악 기이익. 기익..긱... 그가가각각". 이건 자연사람들이 내는 소리가 아닌데? 옆 사람의 이 가는 소리였다. 음도 불안정하고 규칙도 없는 교란의 절정이다. 잠에 들어 꿈을 꾸는 건 영혼이 다른 곳에 다녀오는 활동이라고 여겼던 부족의 사례(p.89-90)가 떠올랐다. 그 부족이었다면 자고 있는 옆 사람의 이 가는 행동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가만히 들어보니 박자감 없는 개구리가 우는 소리와 닮았다. 낮에 방사 앞 작은 뜰에서 마주친 줄무늬개구리의 영혼이 방문한 것일까? 소름 돋고 불쾌한 사운드인데 그 분이 옆에 오셨다고 생각하니 미소가 지어졌다. 아침이 된 지금 개구리 영혼은 나가고 다시 어제의 그녀가 육체에 돌아왔다. 자는 중에 본인이 얼마나 대단한 카덴차를 연주했는지 꿈에도 모를 것이다.

 

 

 

 

 

 

 

 

안점점

작은 텃밭에 채소를 기르면서, 아무리 물과 비료, 흙을 준 것으로 충분하다고 해도 이들이 나눠주는 선물에 나는 어떻게 답례할 수 있을까? 다이소에서 샀던 싸구려 전지가위로 열매와 싱싱한 이파리를 더 생산할 요량으로 늙은 줄기와 잎사귀들을 무정하게 잘라낸 지난날들이 떠올라 부끄러워졌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진득이 애정을 가지고 이들을 바라보며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관찰해 본 적도 없었다. 

특히 상추를 뜯을 때마다 줄기의 뜯겨진 부분에서는 하얗고 끈끈한 진액이 흘러나온다. 신체에 상처를 입으면 혈액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백색 물질이 상추가 흘리는 피라고 연상하곤 했다. 무덤덤하게 수확하려고 했지만 어쩐지 상추를 고문하는 것 같아서 죄책감도 들고 거듭할 때마다 알 수 없는 감정에 일순간 휩싸이곤 했다. 불필요하게 마음이 여려지는 것은 아닐까 짐작했었는데 책을 읽어 보니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한 겹 더 성숙해지는 것이라고 정의해 볼 수 있었다. 적절히 취한 이후 이 식물들을 중요한 사람들이라 여기고, 원래의 상태로 회복할 수 있도록 보살펴야 한다는 힌트를 얻을 수 있어서 뜻깊었다.

우리는 지상으로 드러난 식물들만 볼 뿐이지만 그들은 지하에도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우리는 죽었다 깨어나도 경험할 수 없는 감각으로 땅 속의 세계와 교류한다. 진균류와 온갖 종류의 미생물, 박테리아 등과의 소통을 상상하면 할수록, 인간의 위상은 그저 세계의 한낱 구성원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지동설이 천동설을 물리치고 사실로 밝혀졌듯, 오랜 뒤에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은 점차 명확한 사건과 충격적인 발견들을 통해 자명해질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비인간-식물들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새로운 애니미즘에 따라, 어떻게 하면 자연과 감정적으로 유대하며 '호혜적 교환체계'를 형성할 수 있을지 모색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그런 점에서 PTP는 이미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충만한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성심성의껏 독후감을 남겨주셨다.

항상 감사하고 대견한 마음.

 

 

 

 

그나저나 무슨 이야기하던 중이길래 이런 사진이 찍혔더라?!

 

 

굉장히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던 듯

 

 

어김없이 온라인으로 참석해주신 예진, 선민

 

 

다들 독서토론 하기 위해 책을 사거나 빌려오는 열정을 보여주셨다.

그래놓고 책 사진은 안 찍었네...

 

 

 

 


 

 

 

 

 

 

나무 심리 테스트 흔적

 

 

길위의인문학 도움을 받은 제7회

post-tree project

: 『나무처럼 생각하기』 독서 토론

 

 

8월 17일 토요일 11-13:00 

희영수에서 독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의 도서는 자크 타상의 『나무처럼 생각하기』

 

팀SS(우소아 작가, 안정민 텃밭지기, 

그리고 희영수 글방지기인 나)도 함께! 

 

 

 

 

광주에서 온라인 접속한 문열

 

 

어떻게든 책을 구해와서 읽는 열정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갔더라...

 

 

 

지흔 이야기에 경청하는 멤버들

 

 

 

 

3회차 동안 함께 읽었던 책의 순위를 매기자면 

『조응』 >『애니미즘과 현대 세계』 > 『나무처럼 생각하기』 이다.

 

『나무처럼 생각하기』는 

동의할 수 없는 대목이 많아서 

여기저기 추천하진 못하겠다.

'나무 철학 개론서'로써 활용해 볼 만하다. 

밑줄 그어놓을 만한 대목은 분명히 있었지만

그게 자크 타상의 생각이 아닌

다른 철학자들의 생각이라는 게 아쉽다.  

 

 

p.26-27

나무의 영향력은 심지어 진화하는 우리의 기억력을 넘어선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 자연환경에서 얻은 경험과 관련된 자극이 결핍되면 지적 자각이 더디게 발달한다. 과잉 행동이 증가하고 사회 적응에 어려움이 생기며 질병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숲이 우거진 곳에서 산책하면, 미국 심리학자들이 이름 붙인 자연결핍장애의 징후와는 정반대로, 아이들의 독서 능력이 향상된다. 근시가 생기지 않을뿐더러 주의력도 향상된다. 결론적으로 나무와 가깝게 지내는 아이들이 더 강한 사회적 소속감을 보여주었다. 또한 다른 아이들에 비해 덜 예민하고 덜 호전적이며 더 친절하다.

어떻게 주변에 나무가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독서 집중력이 향상되는 것일까? 미국의 레이첼 카플란 Rachel Kaplan과 스티븐 카플란 Stephen Kaplan의 연구 이후, 환경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아이들은 숲이 우거진 곳에서 특정한 일을 할 때 집중력이 더 높았다. 나무와 접촉하면 아이들은 복잡한 놀이도 술술 풀어간다. 민첩성이나 행동 조절력이 향상되고 신체적, 정신적 능력도 왕성해진다. 손이 닿는 거리에서 아이들이 접촉하게 되는 물질들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관찰 감각을 활성화시키며 창의성을 북돋운다. 

···.  

아이들은 나무가 있는 자연에서 자기 헌신, 탐험의 묘미, 성찰의 기회를 얻게 된다. 나무가 있는 자연은 사회적 학습, 그리고 특별히 문화적 학습의 장인 것이다. 단순히 숲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아이와 어른은 더욱 가까워진다. 낙후된 도시 지역에 사는 아이들의 경우 이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위 내용은 사실이었다.

이후 서울숲에서 열린 9회차 모임 때 

멤버들은 각자 흩어져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았다.

그리고 거기서 한 시간 이상 가만히 머물렀다.

그랬더니 집중력이 향상된 것은 물론이고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도 훨씬 원활하게 얻을 수 있었다.

 

너~무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말 그랬다.

나무와 풀과 곤충과 물 옆에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더 명확히 바라볼 수 있었다.

고요하고 상쾌했던 그 날을 떠올리면 

위 텍스트가 문자 그대로의 의미를 지녔다는 것,

그 의미는 그대로 실현되는 힘을 지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날의 단체 사진은 이렇게!

 

 

 

 

 

 

 

 

귀한 시간을 내어

고민의 결과를 나누는 ptp 멤버들께

매번, 또 항상 감사드리며

 

얼른 8-10회차 후기도 쓸 것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