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글방 희영수

0630 수 / 협업의 의미2(실내 흡연에 자존심이 걸린 사람) / 긴개 본문

2021-2023 긴개

0630 수 / 협업의 의미2(실내 흡연에 자존심이 걸린 사람) / 긴개

긴개 2021. 6. 30. 23:59



‘협업의 의미’는 그래서 어떻게 마무리 되었을까요. 실내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루종일 말했더니 씨발 욕을 들은 저는 그 순간 빠른 퇴근! 한참 뒤 친구는 ‘카톡으로 하려니 힘든데 전화로 대화할 수 있을까’ 하고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욕설은 카톡으로 청산유수처럼 할 수 있지만, 서로를 위한 중요한 말은 차마 카톡으로 할 수 없다는 친구. 답장을 하지 않았더니 이후 ‘내가 사무실 임대를 했지만, 너의 공간에 대한(?) 배려가 부좃했던 것 같아. 내 생각이 짧았다’는 카톡을 보냈습니다. 그 말에 그만 덜컥 속아 만나서 대화하자고 답장을 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싸운 뒤 처음 만나 함께 사무실로 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친구는 다시 담배를 피웠습니다 ㅎ,,,

실내 공간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다 싸워서 사과를 듣기 위해 만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담배를 피웠습니다 ㅎㅎ?????


이후 대화는 더 낮아진 지능을 사용해 진행되었습니다.
‘그렇게 담배 피우지 말라고 싸웠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피우는 걸 보니 넌 답이 없다’
‘아니 시발 엘리베이터 안에서 담배를 왜 못 피워!!!’
‘?????????’
‘니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고 언제 말했어????!!!! 왜 못 피워!!!’

이하 생략.

그렇게 협업의 경험은 자욱한 연기 속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참 놀라운 경험입니다. 내 얼굴에 담배 연기를 뿜고, 단 둘이 탄 엘리베이터에서 꼭 담배를 피워야겠다는 친구를 사귄 경험이요. 그런 대접 받은 게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귀한 나에게 누가 그렇게 행동하다니.,, 꿈만 같은 나날이었네요 ㅎ


자기보다 인지도가 높고 잘 나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물리적으로 자기보다 센 사람들 앞에선 한없이 공손하고 깍듯하고 아주 예의 바르던 그 친구. 조금이라도 자기 성격을 받아주는 사람들에게는 무시하고 깎아내리는 말과 행동을 일삼았습니다. 차라리 자기보다 물리적으로 강하고 인지도에서 앞선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무례했다면 훨씬 더 이해하기 쉬웠을텐데.. 배려가 지능인 것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한 친구. 앞으로도 그렇게 승승장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