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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0811 수 / 살인할당 / 긴개 본문
살인은 현대에 와서 비인기종목이 되었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맞아 죽고 싶지 않아서 교육과 복지와 치안을 만들어냈다. 의사소통이 원만해야 서로 오해로 살인하는 일이 줄어드니 공교육의 기초를 다질 필요가 있다. 당장 배고파죽겠는데 눈 앞에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돌아다니면 냅다 죽이고 음식을 뺏고 싶어질 수 있으니 역시 어느 정도의 복지가 필요하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열받게 하는 사람을 패 죽이고 싶을 땐 순찰차의 경광등이 눈 앞에 어른거려야 한 번 더 인내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이것저것 맞아죽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사회의 안전망들이 있지만 가끔은 그 모든 만류를 무시한 채 타인을 죽이고야 마는 사람들이 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인간의 본능에 살인은 뿌리 깊게 박혀있다. 동물에 가까웠던 태초의 사람들은 먹기 위해 죽인 동물 만큼이나 사람을 죽여댔을 것이다. 자연스러운 충동을 문명의 발전으로 억누르고 해소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 끝에 살인은 점점 더 해서는 안 될 짓으로 확실하게 공표되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도 한 번 더 참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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