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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3/12/16 (1)
성북동 글방 희영수
[단편소설] 국화는 기역과 히읗 / 긴개 231216
소음은 염치가 없다. 20년 전 유행가는 기어이 유리문 틈 사이로 비집고 카페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책장을 넘기거나 뭔가를 쓰고 있던 사람들이 소음에 귓불을 잡힌 듯 하나둘 고개를 들었다. 진하는 카운터 안에서 설거지를 하다 말고 한숨을 푹 쉬었다. 한숨은 되도록 자제하고 있다. 남이 듣기에 좋은 소리도 아니고, 자신도 그 소리를 들으면 힘이 쭉 빠지고 만다. 누구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도 하지 않을뿐더러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그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해 왔다. 그러나 이럴 땐 한숨 말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옆 가게에서 또 음악을 튼 것이다. 그것도 닫힌 문 사이로 가사 한 음절 한 음절이 또렷이 들릴 정도로 크게. 시끄럽기만 한 것이 아니다. 전철 1호선에서 잡상인이 시디..
2021-2023 긴개
2023. 12. 16. 1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