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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4 화 / "BOUNDARY" 그룹 전시 SPIV, G-SIM, DIMZ, SITCH, KIMHONGSIK, REMIZ, SOON.EASY, MR.TONGUE / 긴개 본문
0824 화 / "BOUNDARY" 그룹 전시 SPIV, G-SIM, DIMZ, SITCH, KIMHONGSIK, REMIZ, SOON.EASY, MR.TONGUE / 긴개
긴개 2021. 8. 24. 22:57
BOUNDARY GROUP EXHIBITION
안국역 6번 출구로 나와 인사동길을 따라 탑골공원 방향으로 걷다보면 쌈지길 맞은편 골목에서 관훈갤러리를 찾을 수 있다. 8월 20일 금요일, 이곳에서 8월 5일부터 8월 29일까지 열리고 있는 바운더리 그룹 전시회에 다녀왔다. 스피브, 지심, 딤즈, 시치, 김홍식, 레미즈, 순이지, 미스터텅 8명의 작업이 '경계'를 주제로 퍼즐을 맞춘다.
SPIV, G-SIM, DIMZ, SITCH, KIMHONGSIK, REMIZ, SOON.EASY, MR.TONGUE
상수동 작업실에 내가 기생하던 때, 허구한 날 뭔갈 찾으며 아 그거 어따놨지? 어따놨지??? 하고 중얼거리던 딤즈 형을 나는 자연스럽게 어따놨지 형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자기 오토바이 위치를 나에게 묻질 않나, 회의하게 오라고 불러서 가보면 아기처럼 자고 있질 않나, 지인 명함을 자기 지갑에서 꺼내며 어, 이거 뭐야!!! 하고 놀라던 신기한 형이었다.
어따놨지 형은 알게 모르게 꾸준히 그래피티 작업을 해왔는데 이것이 퍽 신기했다. 즉각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작업도 아니며 환경도 척박하고, 편견에 맞닥뜨리기 쉬운데 어떻게 즐겁게 지속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한 마디 쓰고 보니 대부분의 예체능생에게도 해당되는 내용 같아 헛웃음이 나온다. 어쨌든 처음 걷는 길이라도 쓰레기통 옆면이나 전봇대, 가게 문 구석에서 어따놨지 형의 흔적을 발견하면 어쩐지 나도 가야할 방향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흔적을 남기는 동안 몰려왔을 해방감이나 긴장이 부럽기도 하고.
사람은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을 자연스럽게 이미지와 글로 채운다. 네이쳐연립 동굴에서 살던 사람들은 벽과 바닥, 천장 등 손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표식을 남기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겼다. 돈이 태어난 뒤로 표식의 위치는 다시금 나뉘게 되었다. 현대인의 동굴, 도시에는 벽돌과 전선 하나하나에도 자본의 사슬이 결속되어 있기에 생산자와 소유자가 표식의 부모 노릇을 하게 된다. 그런데 느닷없이 그 모든 계약과 문서와 법령 위에 물감 분자가 흩뿌려져 보이지 않게 덮는 행위. 퍼포먼스와 흔적과 소멸의 과정 전체가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비공식 암묵적 공공미술. 그게 바로 그래피티!
그래피티와 회화 사이의 벽을 무법자처럼 넘나드는 딤즈 형이 경계를 주제로 어떤 전시에 참여했을까 관훈갤러리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오브제 서울 디렉터인 김노암 씨가 쓰신 평론 일부가 있었다.
이번 BOUNDARY 기획 전시에 참여하는 8명은 감각과 언어가 결합하고 충돌하며 속도와 힘과 크기와 정도의 차이를 기술적으로 세련되고 유려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작가들임에는 분명하다.
이들의 작품과 활동에서 우리는 전통적인 미술계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 시각예술이 혼성적으로 충돌하고 융합하며 합류하고 분화하는 풍경을 떠올린다. 동시에 우리 사회가 지역과 국가 간의 문화의 차이를 해체하고 민족이니 국민이니 하는 전통적인 정체성의 규범 또는 강박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인상을 준다. 이들 작가들은 한마디로 민족과 국민, 지역 등의 전통적인 문화와 관습으로부터 자유로운 세대의 비전과 감각의 화신이다. 더욱이 이들에게서 전통적인 미술과 밖에서 새롭게 해체하고 구성하고 예술의 전략을 감지할 수 있다.
시대가 바뀌고 문화가 바뀌고 동시에 그 시대와 문화를 살아가는 사람과 인식이 바뀌면 세상은 과거와는 다른 상징과 이미지로 그러한 변화를 재현한다. 이러한 변화의 극단, 경계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일상과 비일상 사이의 차이와 공통점을 시각화 하는 작가들이다. 이번 BOUNDARY 전시에 초대된 작가들이 바로 그런 상황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작업은 도시화와 대량생산시대의 이미지로, 거대 도시 서울과 한국에서 성장하고 숙성된 이미지 소비자이자 동시에 이미지 생산자들이다. 이들은 우리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멀티미디어, 시각 이미지 세대의 중심에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삶의 체험을 바탕 삼아 고유의 감각과 경험으로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의 경계를 넘어간다. 이들에게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의 억압과 분출, 깊은 성찰과 격렬한 외침을 느낄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의 8명의 작가들에게서 우리는 감각적으로 시각이미지가 의미와 메세지로 융합된 형식을 발견할 수 있다. 만화, 애니메이션, 웹툰, 영화 드라마와 영화, 벽화, 그래피티, 타이포그래픽, 광고디자인의 홍수 속에 생성된 것들이 무의식처럼 이미지로 틈을 만들고 삐쳐나온다.
거의 모든 표현 형식과 장르가 뒤섞인 혼성예술시대의 시이며 동시에 회화인 예술가들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김노암(오브제 서울 디렉터) 전시 서문 중-
1. REMIZ 레미즈
2. KIM HONG SIK 김홍식
아래 자개 작업 사진은 정면에서 잘 찍기 어려워 비스듬한 사진을 올린다.
3. SOON.EASY 순이지
순이지 작가님의 아이다호 전시와 광화문 교보문고 전시도 보러 다녀왔던 팬... 여기에도 다녀가다...,,,
📍0227 토 / 순이지의 '그럴싸한 개소리'에 납득하기 / 긴개
4. MR.TONGUE 미스터텅
어떤 선생님이 그런 말을 하셨었는데 누군지는 기억이 안난다. 작가라면 성냥개비 하나로도 A4 10장은 넘게 쓰고 떠들 줄 알아야 한다고. 자신의 시그니쳐 이미지 혓바닥에 대한 생각을 이해할 수 있어 단순한 이미지라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5. DIMZ 딤즈
아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딤즈 형의 작품 사진이다.
이미 팔린 작품이 몇 있어서 빈 벽만 보게 된 것도 있다. 그림을 사신 분이 아주 마음에 쏙 들어서 빨리 가져가고 싶으셨나보다... 부럽스..
시원시원한 선과 색에 망설임이 없다.
딤즈 형의 회화 전시는 처음이었다. 빠르게 완성하는 그래피티 작업과 다르게 아크릴과 오일바 등으로 회화를 구성하며 어떤 이질감을 느꼈을까 궁금했는데, 역시나 만만치 않았는지 딤즈 형은 전시를 준비하며 4키로나 빠졌다고 생색을 냈다. 그래피티를 할 땐 그래피티의 로직과 퍼포먼스에 충실했다면 이번 회화 시리즈에서는 그래피티를 하고 거리를 쏘다니며 시선이 닿았던 장소와 사물, 떠올렸던 잔상들을 자유롭게 재배치했다.
딤즈 형의 작업은 평면 위에 달라붙은 납작한 이미지이다. 음영과 투시가 의도적으로 제거되어 지극히 플랫해진 벽과 사물과 캐릭터들은 단순한 형태와 대비되는 강렬한 색으로 존재를 증명한다. 색과 형태들이 스티커처럼 덕지덕지 서로 달라붙어 명확한 전체 이미지를 완성한다.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에도 어울릴 법한 밝은 색채와 단순하게 표현된 형태들은 유쾌하면서도 구석구석에 시니컬한 말투가 담겨 있다. 실제 경험의 생생한 기억에서 비롯된 독특한 스타일은 흉내내기 어렵다.
6.SITCH 시치
7. SPIV 스피브
8. G-SIM 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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