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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0729 목 / 비눗방울 사후세계 / 긴개 본문
비눗방울이 세상에 잠시 머물다 토도독 사라졌다. 비눗방울의 죽음에 모두들 애통해하며 며칠을 울고 지샜다. 그렇게 자유롭고 투명했던 존재가 우리 곁을 이렇게 빨리 떠난 데 대해 우렁찬 대형집회라도 열어야 분이 풀릴 것만 같았다. 눈이 퉁퉁 부은 사람들이 매일 곳곳에 보였다. 그렇지만 나는 말할 수 없다. 비눗방울이 죽은 뒤에 어디로 가는지. 사실 비눗방울들은 죽은 뒤에 이곳과는 비교도 안될 근사한 곳으로 이동한다. 그 어떤 근심걱정도 없고 모두가 서로를 아끼는 놀라운 세상 말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그대로 전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근심걱정이 없고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세상의 존재를 감히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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