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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0324 수 / 꽃의 사랑 / 깍두기 본문
매주 수요일은 대학원 동기 형누나들과 논문을 쓰는 날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교수님께서 논문 검토해주신단 말에 달려갔지요.
음악관은 학교 끝에 있어서 정문에서 부터 십분정도를 걸어가야해요.
걸어가는 길엔 봄을 맞이하는 꽃들이 잔뜩 펴있습니다.
꽃이 피는 것을 보면 저 아이들은 일년 열심히 살아남아 매 봄마다 저렇게 예쁜 꽃을 피우는데
나는 매년 봄이 와도 꽃 피지 않고, 여름이 와도 키가 자라지 않는 것 같다.
라는 생각에 봄과 꽃피는 계절감을 싫어하게 된 것 같아요.
나무는 무엇을 제일 사랑할까요?
동기 누나의 논문 주제는 뮤지컬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랑을 유형에 맞춰 분석하는 것인데,
나무에게도 사랑이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아가페적 사랑을 해낼까요?
꽃을 피우기 위해 헌신하는 그 사랑이
결국 나무의 키를 자라게 하는 것일까요 ?
그리고 낙엽을 비워내고 다시 잠들면
다시 꽃피울 수 있을까요?
저는 사계절을 사랑해낼 수 있을까요 ?